줄넘기 10일차
3개월만에 만난 대학교 선배의 배가 전보다 훨씬 볼록해졌다.
'운동한다던 사람이 왜 배가 더 나왔어?'
'내 목표는 드웨인존슨이야, 일단 먹고나서 벌크업한다'
'요즘 뭐하는데 넌 좀 달라진 것 같다'
'나! 줄넘기! 핫둘핫둘'
'아..내 딸래미들도 줄넘기해. 줄넘기 배우러 학원에 간다'
그리고는 서울에서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환경에 대해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는 줄넘기를 가르칠 시간도 없고, 내 시간에 맞추기엔 아이들의 성장에 맞는 교육이 힘들다며 배우는 건 뭐든 학원에 맞긴다고한다. 줄넘기교실, 축구교실 기타 등등.
나는 아마 초등학교 1학년때 줄넘기를 시작한 것 같다. 준비물에 줄넘기가 있어서 처음으로 3,000원짜리 줄넘기를 샀었고, 줄이 너무 무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하교 후에 집 마당에서 줄넘기를 했었다. 지금 아이들은 학교에서 줄넘기를 안배울까? 아니 줄넘기도 선행학습처럼 학원에서 먼저 배우고 가야하는 종목일까?
줄넘기를 실내에서 하는 건 너무 숨막히던데, 선배 딸들이 안타까웠다. 그 애들은 그게 당연한 건 줄 알고 잘지내겠지만. 선배도 자식들을 안타까워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우리보다 누릴 것보다 누리지 못할 일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아쉽다. 코로나시국도 오래갈 것 같고, 여행은 물론 돌아다니는 것도 자유롭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