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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Oct 07. 2020

죽음을 생각하는 아침

줄넘기 31일 차

섬뜩한 장면이 보인다.

오늘따라 그렇게 보인 공사현장


맞은편에 공사 중인 크레인에 매달린 줄 끝부붙에 있는 장비가 사람으로 보였다. 옆에 아파트가 공사 중인 건 꽤 오래됐고 저 크레인 줄도 줄넘기를 한 날이면 매일 봤을 텐데, 그동안은 아무 생각이 없다가 오늘은 왠지 목을 메단 사람처럼 보인다. 어두워서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카메라를 켜서 당겨보았다.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물체이긴 하다. 자꾸 보아도 사람 같아서 다른 쪽을 향해 줄넘기를 했다.


이럴 때면 괜히 숙연해진다. 내가 죽고 싶나? 절대 아닌데 지독하게 살기 원하고 게다가 누구보다 잘살고 싶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과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삶은 완전히 다른 삶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죽음이 실제로 멀리 있지만, 가까이 있다고 믿고 싶다. 가까이 있어서 흥청망청 사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기에 조금은 더 용기를 내고, 타인의 시선에 자유로우며, 의지하지 않고 싶다. 그렇게 담백한 하루를 보내야겠다.


그렇다면 내일의 크레인의 줄은 조금은 달라져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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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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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내일입니다. 크레인이 줄을 감아서 안보였습니다. 다르긴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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