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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photo Oct 22. 2022

남자의 로망 픽업트럭 Ford F-150

F-150 과의 7년

Ford F-150


미국 남자의 로망 중 하나가 픽업트럭을 몰고 다니는 것이다. 


나의 기억으로는 어릴 적 보았던 영화 'Back to the future'  1편 거의 끝무렵에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에게 아버지가 픽업트럭을 선물하는 장면이 뇌리에 박히면서 나도 언젠가는 픽업트럭을 탈 거야란 꿈 아닌 꿈을 가지게 되었었다.


미국 남부에서 살면서 덩치가 큰 물건을 사거나 혹은 험한 지역을 갈 때마다 픽업트럭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타고 다니던 차가 미니밴이었다.


짐을 종종 실고 다니고 험한 데를 많이 다니고 장거리를 제법 뛰니 몇 년 타지 않은 차에서 온갖 잡소리가 났다.

결국 차를 바꾸기로 하면서 나는 조심스럽게 와이프에게 픽업트럭은 어때?라고 물었다.


'사' 아주 간단명료하게 답을 주었다.


냉큼 딜러 샾으로 가서 보니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듯한 F-150 검은색이 있었다. 딜러와 흥정을 하고 미니밴을 주고 F-150을 가지고 왔다.





구입 후 5년 정도가 지났을 때다. 눈이 거의 내리지 않은 우리 동네에 이만큼의 눈이 왔다. 도시가 하루 정도는 마비된다.


구입 후 집에 차를 몰고 오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완전 긴장 상태였다. 운전 경력이 25년이 넘었는데도 차의 덩치가 크다 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익숙하지도 않은 차이기도 했고.


식은땀 흘리면서 집까지 몰고 와서 다시 찬찬히 차를 보기 시작했다.  

배기량 5000cc. 내 생전 이렇게 큰 배기량의 차를 몰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3000cc 만되어도 부담스러웠는데.


내가 미국에 살면서 통만 커졌나 보다. 차는 무척 부드러웠다. 운전을 하다 보면 내가 트럭을 몰고 있는지 승용차를 몰고 있는지 착각이 든다. 다만 차가 높아서 시야가 넓어지니 운전하기가 훨씬 편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옆에 커다란 트레일러가 지나가면 몸을 사렸는데 픽업트럭을 타고 다니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차를 처분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7년 탄 정든 F-150을 떠나보내기 며칠 전이다.


어느 정도 차에 익숙해지니 미국인들이 왜 픽업트럭을 선호하는지 느끼게 되었다. 그야말로 넘치는 힘, 장거리 주행을 하더라도 편안한 느낌, 고속도로에서 큰 차가 옆에 붙더라도 겁이 안 나는.

연비는 그리 좋지 못했다. 18 mile/g이니 7.6km/ L 정도 겠다.


그나마 나는 고속도로를 주로 타고 다녔기에 이 정도 연비가 나왔다. 보통 14 mile/g 정도라 한다.


차가 높으니 시야도 넓고 신호등에 걸렸을 때 버스 운전사와 눈 맞춤을 할 정도다.

운전 시 앞에 큰 트럭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 먼 곳의 도로 상태까지 확인이 가능하고 미리 대비를 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처를 처분하기 전 127500 마일 좀 넘게 타고 다녔다. 7년간 약 20만 키로를 넘게 타고 다녔다.


이차를 타고 아이들과 여행도 많이 다녔고 나 역시 사진을 다시 시작할 때 도움도 많이 받고 나와 함께 여기저기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혼자만의 여행을 갈 때도 이차와 함께 하고 포장도로 비포장도로 가리지 않고 열심히 나와 함께 했다.


이차를 타고 다니면 미국인들도 나를 약간의 호의를 가지고 대한다는 느낌도 받고.


실내는 단순하다. 그래도 2015년에 페이스 리프트가 된 모델을 구입해서 좀 더 현대적(?)이다.




뒷좌석에서 바라본 모습.  장거리를 가거나 차 안에서 사무를 볼 때도 무척 편리하다. 


이차를 구입한 해에 우리 동네에 보기 드물게 큰 눈이 왔었다. 구입 후 얼마 안지 났을 때다.

차를 4륜 구동으로 설정하고 겁 없이 길을 달렸다. 물론 과속은 안 했다. 눈길을 안정되게 미끄러지지 않고 치고 나간다. 역시 배기량이 깡패다.



추수가 끝난 목화밭. 세차를 하고 목화밭을 갔다가 차가 엉망이 되었다.

번호판은 신청하면 개인 번호판을 만들어준다. 취미가 별보기인 나는 ' UZUZOA'로 만들었다.

우주 좋아



세차 후 모습. 내가 사는 앨라배마는 자동차 번호판을 뒤에만 단다. 앞은 안달 수도 혹은 개인적 취향으로 달고 다닐 수 있다. 나는 배트맨 번호판을 앞에 달고 다녔다.



혼자 시카고 여행을 갈 때. 고속도로를 피해 한적한 지방도로만으로 돌아다녔다. 가는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촬영하고 또 이동하고 그랬었다.



뒷창문에 비친 노을. 




이때도 여전히 달을 찍었다. 나의 비밀의 숲 입구



옵션으로 버튼식 시동장치를 할 수가 있었는데 나는 키를 꼽고 돌리는 것을 구입했다. 나에게는 여전히 자동차는 키를 꼽고 돌려야 맛이야 라는 생각이 있다.


Ford F-150을 7년 타고 다녔다. 처음에는 무척 낯설고 부담스러운 차였으니 날이 갈수록 편안해지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언제든지 데리고 가는 차였다. 뭐 기름은 좀 먹었지만.


대배기량의 차이기에 가끔 급 가속을 하면 두두둥 둥둥 거리는 배기음이 멋지게 느껴졌다. 

미국 남자들 아니 남자들의 로망인 픽업트럭. 


나에게 많은 기회와 내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준 차이다. 여전히 그리운 F-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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