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약 3년 전이다.
한국에 있는 아주 오랜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우리 같이 여행을 가보는 것이 어떨까?
남자들만의 여행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 친구는 두 번이나 가족과 함께 우리 집에 왔었다.
어느덧 서로 나이가 50을 넘기게 되니 부부동반으로 다니는 것도 좋지만 남자들만의 여행을 꿈꾸게 되었다.
캐나다에 사는 또 다른 오래된 친구와도 이야기를 하니 그 친구도 언제든지 좋아라고 답을 한다.
언제쯤 모두 같이 모여서 움직일까?라고 고민을 하던 차에 코로나가 터졌다.
가끔 서로의 안부와 건강을 물어보면서 지냈다.
코로나로 막혔던 국가 간의 이동도 해제가 되고 어느 정도 안정성이 확보가 된 최근에 다시 그 여행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일이 있다 보니 스케줄을 정리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일 멀리 한국에서 오는 친구의 스케줄에 맞추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5월 7일! 이날 모두 모여서 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 한국과 캐나다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나와 함께 아주 오랜 기간 학창 시절부터 같이 했던 거의 40년 지기이다. 같은 동네 같은 학교를 다녔던. 따로따로는 모인 적이 있었지만 셋이 다 같이 모인건 벌써 한 15년 전이다.
처음에는 미국 동북쪽에 자리 잡은 Maine 주를 이야기했었다. 그곳에 있는 국립공원을 가보고 주변 자연경관과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이야기를 했었다. 뉴욕이나 보스턴에서 만나서 렌트를 해서 올라가고 뭐 그런 스케줄을 계획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약 7일에서 10일간의 여행이 조금 단조로울 것 같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러다가 시카고에서 모두 모이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한국에서 오는 직항 편이 있고 미국 시골에 사는 나도 근처 공항에 시카고 직항이 있기에 그리고 캐나다 밴쿠버 근처에 사는 친구도 직항이 있어서 모두들 모이기 편한 곳이다. 일단 시작은 시카고에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여행 코스를 정리한다. 정작 미국에 사는 나보다 미국을 둘 다 더 많이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다. 일단 내가 먼저 정리해서 보냈다.
시카고 - 디트로이트 - 클리브랜드 - 피츠버그 - 버펄로
일정 중 방문할 큰 도시 위주로 윤곽을 잡았다.
그러면서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각자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있을 터이니.
1. 낙수장 ( 1491 Mill Run Rd, Mill Run, PA 15464 )
2. 시카고 미술관 ( 111 S Michigan Ave, Chicago, IL 60603 )
3. 디트로이트 미술관 ( 5200 Woodward Ave, Detroit, MI 48202 )
4. 나이아가라 폭포 ( Niagara Falls, NY 14303 )
5. 야구장 ( 스케줄에 따른 장소 결정 )
6. 시더 포인트( 1 Cedar Point Dr, Sandusky, OH 44870 )
7. Kinzua Bridge State Park
일단은 이 정도의 방문 계획이다.
이동거리는 약 2500 Km 정도 가 될 듯하다. 캐나다에서 비행기로 온다는 친구가 차를 가지고 시카고로 오는 걸로 변경을 했다. 밴쿠버에서 시카고 까지 거리가 어마무시한데 이틀에 걸쳐 꼬박 운전만 해야 하는데 차를 운전해서 오겠다 해서 자동차를 렌트할 필요가 없어졌다.
현재 계획으로는 시카고에서 출발해서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버펄로까지 같이 움직이고 버펄로에서부터는 각자의 스케줄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캐나다에 사는 친구는 딸이 근처에 있어서 딸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고 한국에서 온 친구는 버펄로에 있는 지인을 만난다 한다. 나는 뉴욕에서 공부하는 아들을 만나러 가고.
급하지 않게 설렁설렁 움직이기로 했다. 여행기간도 7일에서 10일 정도로 넉넉하게 잡았고 그리 급하게 다닐 이유도 없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셋이 모여서 그냥 돌아다닐 것이다. 그냥 셋이 같이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어릴 적 같이 보냈던 시간들도 떠오르고 이제는 모두 중년의 나이가 된 남자 셋의 여행이 어떨까 하는 약간의 호기심과 걱정도 생긴다.
남자 셋의 여행 더구나 중년 아저씨들만의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