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몰이꾼이 산다.
일단 너부터 들어와
늦은 밤이 되면 우리 집에 몰이꾼이 나타난다.
본인이 졸리면 엄마, 아빠 일으켜 뒤에서 밀며 자기 방으로 몰아넣는 21개월 방 몰이꾼.
우리가 방에 들어가 누우면 그제서 본인도 문 닫고 들어와 눕는다.
"그렇게 가족은 행복하게 잠들었어요~!"
하고 마무리되면 너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몇 번 더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우리도 끌려 나갔다가 다시 몰아넣었다가
잠자기 전 의식이 길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잘 때 엄마, 아빠가 양쪽에 누워있어야 만족하는 우리 집 깐돌이
너무 귀엽다가도 11시 반이 넘어가면 나도 혼미해지면서
"적당히 하고 자라, 공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오늘은 방 몰이꾼이 낮잠을 건너뛰었다. 나의 유일한 마약을 거두어 갔다.
대신! 저녁 7시에 잠들어 버렸다. 방몰이를 할 새도 없이 안겨서 칭얼대다 잠이 들었다.
"오빠, 몇 시 예상해?"
"8시 반 예상한다."
몇 번의 경험으로 이것이 쭉 이어질 밤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부는 타이트한 한 시간 반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일단 밥을 먹었다.
"엄매애~" 7시 35분, 헉 밥상도 안 치웠는데 깨다니.
못 먹인 우유를 주니 꿀꺽꿀꺽 잘도 먹는다. 그러고는 다시 잠들었다.
"으에엥~" 8시 40분. 그래, 예상했어. 그나저나 지금 깨면 언제 자나.
마음을 내려놓고 안아 올렸는데 다시 잠들었다. 오?
평소와 다른 행보. 10시가 넘었는데 아직 잔다. 쭉 잘 건가 보다? 으흐흐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새벽에 깰지 모른다는 경우의 수가 있지만
어쨌든 이 얼마 만에 저녁 자유인가.
낮잠까지 이겨내며 놀이터를 그렇게 헤매고 다니더니.
조삼모사 같지만, 이건 분명 이득이다.
이런 걸 따지고 있는 게 조금 웃기지만 너무 중요하고 진지해 지금.
남편은 밀린 삼국지를 다 볼 기세로 리모컨을 잡았지만,
얼마 뒤 꼭 쥐고 잠들었다. 피곤한 직장인.
남편 콧소리 들으며, 해뜰이 잘 자는지 확인하며 느긋한 밤이 지나가고 있다.
몰이꾼이 야무지게 밀던 내 허벅지를 슥슥 비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