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어린이집에 갔다.

본격 어머니의 세계로 진입

by Kimplay

11월부터 나의 딸이 어린이집에 가게 됐다. 내게 어린이집은 '아직은 아닌가?, 가면 서로 윈윈 아니겠니?' 하는 갈팡질팡-

가까운 듯 먼, 미지의 세계였는데 그곳에 드디어 내 딸이 입소했다. 사실은 내년 새학기에나 보내볼까 했는데,

낮잠도 잊은 26개월과 뜬눈으로 보내는 13-14시간은 정말 굉장했다.

특히 밤 8시에서 9시에 다다르면 쉴 틈 없었던 일과의 피로가 몰려오는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빡센 야근 랠리에 빡친 한 마리의 짐승만 남게 된다.

이제 막 말이 트인 26개월에게 호소하기 시작한다. "인간적으로 낮잠 안 잤으면 이제 자 줘야지?" "그래야 나도 좀 쉬지?"

그러다 10시를 넘기는 날은 옆방으로 도망가서 선우정아의 <도망가자> 들으며 긴 한숨 뱉고 눈물도 찔끔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제 머리를 얼마나 문대면서 잤는지 뽀글 머리로 나타나 엄마 좋다고 뽀뽀해주고 안아주면 또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게 바로 애착 고리' 하며 마음이 덩실댄다. 이런 애처롭고도 잔망스러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두둥, 내가 임신을 했다.

"나 같은 사람은 둘째를 키울 그릇이 안됩니다." 하며 단호했던 내가,

한참 남편이 펼치던 '둘째의 장점' 브리핑에 조금씩 넘어가던 때였다.


갑작스러웠지만 8월, 나의 똥촉이 발동했다. 똥촉도 가끔은 맞을 때가 있었는데 이번이 그랬다.

나는 입덧을 심하게 하는 편이라 각오는 했지만, '인생이 어떻게 매번 똑같겠어?' 하며 내심 입덧 없는 임신 초기도 기대했다.

하지만 그럴 리 없었고, 이 와중에 26개월 딸과의 야근 랠리는 더 이상 해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달 반을 더 버티다가

집 앞 어린이집에 자리가 나서 당장 등록하게 된 것이다.

"00 어머니~00 어머니" 나는 그곳에서 그렇게 불렸다. 그렇게 나는 본격 어머니의 세계에 진입했다.


내 딸은 첫 일주일은 나와의 인사도 잊은 채 신발 벗고 원으로 팔랑팔랑 뛰어들어갔다.

'우리의 애착 고리 어떻게 된 거니..' 고민할 정도로 딸은 쿨했다. 2-3일은 지박령처럼 원 주변을 어슬렁댔다. 아이가 울어서 부를까 봐..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일주일을 무사히 마쳤는데 주말에 감기에 걸려 버렸다. 그 후 잘 가던 어린이집을 일주일 반이나 쉬었다.

그리고 다시 어린이집에 갔을 때, 딸은 입구에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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