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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림 Jun 10. 2019

리모컨 PUI 환경
설계 과정에서 고민한 몇가지

누가 어떤 조작을 위해서 사용하는가

최근 리모컨 PUI 프로젝트 진행했다.


터치 기반, 보이스 컨트롤 기반의 UI를 설계하는 것에 베이스인 나로서는

PUI(physical user interface) 설계 과정은 굉장히 낯설고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하드키 요소 및 외형적인 스타일, 그립감 등을 고려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초보자 입장에서 접근했던 과정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나의 글이 언제나 그랬듯이, 정말 얕은 시야를 다루고 있으니 가볍게 보았으면 한다.)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서, 본질적인 리모콘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했다.


리모컨은 

메인 제품의 부수적인 존재다.


생각해보면 "어? 이 리모컨 괜찮네, 그렇다면 이 리모컨이 딸려있는 이 제품을 사야겠다!"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제품의 사용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리모컨은 사실 구매 동기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나 또한 리모컨은 제품 구매 후에서나 "아 이게 이 제품의 리모컨이구나?" 정도만 생각했던 것 같다.

대다수의 사용자가 리모컨에 가지는 시선이 이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리모컨에 투자되는 비용은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리모컨의 사용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제안 내용 중 대다수가 '굳이... 리모컨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 '리모컨에 그만큼의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요..?'등의 이유로 거절되었다.



그럼에도, 

리모컨은 변화하고 있다.

(좋은 제품에 대한 총경험은, 결국은 리모컨 컨트롤 환경까지도 포함하는 거니까..)


리모컨이 컨트롤할 수 있는 콘텐츠가 변화하고 있다. 복합적이고, 복잡도가 높은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방식 외에 부가적인 방식들이 추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음성 제어'기능을 들 수 있다. 이미 TV 리모컨의 경우, 음성 제어 기능을 포함하여 출시되는 경우는 많다. (혹은, 아예 음성 제어로만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대체되었거나..) 일상적인 기능, 복잡도가 높은 기능, 문자열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능 등이 음성 컨트롤로 대체되고 있다.

복잡한 기능일수록 단순한 조작 방식을 통해,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해 준다. 뿐만 아니라 pc에서 마우스로 자유롭게 컨트롤하듯이 리모컨에 패드를 부착하여 커서를 제공한다거나, 리모컨 자체가 제스처를 인식하여 기능을 동작시키기도 한다. 기술이 발전되었고, 그 기술은 점점 리모컨에도 녹아들고 있다. 버튼으로만 클릭해서 조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리모컨 또한 일상생활의 가전제품 역할로서 받아들여지면서 '심미성'에 대한 투자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리모컨을 사용하는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질과 디자인 등을 고려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심플한 형태로 그립감을 살린 조형적으로도 굉장히 아름다운 리모컨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물론 버튼 개수가 적다고, 좋은 리모컨 혹은 트렌디한 리모컨은 아니다.)








리모컨을 디자인하면서 접근했던 방식과 프로세스는 이러했다.


1. 누가 어떤 조작을 위해서 사용하는가

* 누가?

리모컨을 사용하게 될 주요 연령층과, 그 연령층의 패턴을 분석했다. 새로운 기능/기술에 대한 학습도는 얼마만큼이며, 이에 따라 어떤 부가적 기술들이 추가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또한, 이 중키 등의 기능 구현에 있어서 학습에 대한 부담감이 얼마큼 작용할지 등도 고려하는 요소가 되었다. 연령층에 맞춰서 버튼 사이즈와 버튼과 함께 배치될 텍스트 사이즈 등도 고민하게 되었다. 

* 어떤 걸?

어떤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 그 기능의 복잡도와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기능을 수행할 때의 외부환경은 어떠한지를 분석했다. 

어떤 제품을 컨트롤하냐에 따라, 리모컨을 쥐고 있는 자세가 달라진다. 이를 통해 그 자세에 맞는 리모컨 부피와 무게 등을 고려하게 된다.

또한, 어떤 기능을 컨트롤할 지에 대한 분석은 어떤 버튼이 반드시 필요하고 아니고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되었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PUI에 대한 고민만큼이나 제품의 기능과 환경 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제품의 총경험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기에, 단순히 '이 화면에서는 이 기능!'이라는 화면 단위의 UI가 아니라 이 버튼이 이 제품 컨트롤 전체의 경험에 어떤 역할을 할지를 넓게 생각했다. 이 기능이 동작중일 때, 이 버튼을 클릭하면 동작시킬지 미동작을 시킬지 혹은 이 버튼이 이 기능에서는 어떤 역할로 작용할지 등을 생각했다. 


2. 그럼 기존 리모컨은 어떻게 되어있는가

* 자사 리모컨은?

자사 리모컨엔 자사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와 수많은 VOC를 담고 있다. 개선 포인트와 방향성을 잡는 주요 지표가 되어준다.

* 타사 리모컨은?

선도주자가 아니라면, 반드시 유사한 기능을 컨트롤하는 리모컨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자사와 마찬가지로, 가능한 기술력과 수많은 VOC 단서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자사의 포지션을 어느 정도에 위치시킬지를 그릴 수 있게 된다.


3. 그렇다면 어떤 기능의 버튼을 몇개 제공할까

1번 2번의 분석 내용에 나온 인사이트들을 토대로, 우선 리모컨을 사용하는 주요 Task들을 도출했다.

Task에 따라 필요 버튼 들을 도출하였고, 이 과정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낮은 버튼 들을 그룹화 했다. 이러한 고민들은 기존 버튼을 이중키로 통합하냐, 화면 내 소프트키로 대체하냐 등의 근거를 마련해 줄 수 있었다. 

버튼 안에서도 성격을 그룹화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어떤 리모컨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는 크게 공통(파워키) 키, 내비게이션 키, 속성 제어(단계 조절키) 키, 특수 기능 호출 키 등으로 분리가 되었다. 


4. 이러한 키를 어떤 리모컨 환경에 제공할까

사실 3번과 4번은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이중 키를 적용한다면 어떤 형태의 이중 키를 사용할지 등을 함께 고려했다. 
키들 간의 동선을 고려할 필요도 있었으며, 키의 형태와 크기 그리고 키 간의 여백 값 등을 복합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주요 기능, 혹은 사용성이 높은 기능들에 대해서는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배치시켰다. 리모컨의 경우, 보지 않고 누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작할 주요 손가락의 이동 동선에 대한 고려도 함께 진행했다. 한 손으로 사용할지, 두 손으로 사용할지에 따라서 혹은 제품을 이용하는 시기와 단계에 따라서 사용성에 대한 환경이 너무나도 달라졌다.

공통 기능들은 최대한 레이아웃적으로도 그룹화하여 제공해주고자 하였으며, 각 키의 속성에 맞는 형태와 사이즈, Color와 재질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했다.








생각의 흐름대로, 짧게나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포인트들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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