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전세자금대출 빅데이터
독립을 하는데 30일이 걸렸다. 진짜 너무, 어려운 게 많았다. 용어도 어렵고 모르는게 많았다. 그래도 발품을 팔아가며 땀을 뻘뻘 흘리며 왔다갔다 한 덕에 짧은 시기에 전세대출을 받아 독립했다. 특히 나는 가심사가 중요했는데 가심사에 관한 정보가 없어 힘들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한 달보단 덜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한 달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해놓은 것을 보며 Y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20.07.30
집에 독립선언을 했다. 최대한 빠르게 전세 대출을 받아서 원룸을 구하려고 마음먹었다. 전세 대출이라는 제도 자체도 몰랐기에, 은행원과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계속 물어보고 귀찮게 했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다. 보통 공인중개사가 방을 알아봐 주고, 여러 개의 방을 보러 다니며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지만 나는 하루빨리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되는대로 매물이 올라오는 방을 공인중개사에게 알아보고, 가심사에 필요한 서류는 내가 준비하기도 했다. 회사에 다니느라 은행에 자주 들를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은행에 필요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해서 갔다. 가심사, 전세 대출 등에 대해 검색을 해도 잘 나오지 않아서 막막하고 어려웠다. 참고로 버팀목이나 중기청은 아니고 일반 청년전세대출이었다.
2020.08.11
전세방이 많이 없기도 했고, 그 당시 나는 코로나, 회사 출퇴근, 기타 여러 문제로 방을 여기저기 볼 수 없어 미리 방 목록을 뽑아 가심사를 먼저 받고 그 후에 방을 알아보는 방법을 택했다. 내가 택한 방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전세 들어갈 집을 찾아 몇 개 추려서 집의 등기부를 뽑는다.
2. 대출 신청 넣기 전 이 집들의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은행을 가서 가심사를 넣는다.
3. 가심사를 받고 대출이 나오는 방들을 골라 그 방들을 보러 간다.
4. 방이 마음에 들면 바로 계약금을 넣는다
2020.08.12
살고 싶은 집의 주소만 가지고 가까운 은행을 방문했다. 가심사가 안된다고 했다. 1차 멘붕이 왔다. 은행에서는 지점마다 다르긴 한데 가심사는 어딜 가도 잘 안 해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사하게 될 동네에 있는 은행을 가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봤을 때는 주소만 가지고 가도 가심사를 해준다고 했는데, 주소만 가지고는 가심사가 힘들다고 했다. 그럼 등기부 등본을 떼가면 해주냐니까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청년, 정부 관련 대출은 은행에서 주인에게 질권동의를 받으므로 동의 안 해주면 대출이 되지 않는다. LH나 중기청 100%는 동의가 필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은행에서 가심사로 대출이 된다고 해도, 이미 다른 사람과 계약된 방일 수도 있기에 이를 방지하고 싶으면 은행 가기 전 고른 방에 미리 연락하여 계약이 가능한 방인지 확인 후 가심사를 받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나는 중기청을 할 수 없어 일반 전세 대출을 해야 했다. 일반 전세 대출 80%는 대부분 다 나온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90%가 나와야 했다. 만약 들어갈 집이 전세 7천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대출이 90%가 나올 경우 내가 필요한 돈은 7백만 원이고 나머지 6천3백만 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다. 80%가 나올 경우 내가 필요한 돈은 1천 4백만 원이고 나머지 5천 6백만 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다. 나는 모아 둔 돈이 없었기에 전자를 택해야 했다. 80%가 나올 경우, 은행에서 추가로 신용대출을 권할 수 있다. 지금 수중에 7백뿐이고 80%가 나왔다면, 나머지 7백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된다고 한다. 이때 약한 혹하게 된다. 신용대출까지 받으면 좀 더 좋은 집이나 투룸을 갈 수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매달 내야 하는 돈이 전세 대출이자+일반 대출이자+관리비+기타공과금+ 추후 신용 대출이자원금까지 들게 된다. 내가 반전세를 알아보지 않은 이유와 일맥상통했다. 나는 현금의 여유도 없고, 월마다 나가는 돈을 적게 하고 싶었기에 전세자금대출을 택했다. 약간 흔들렸다가 신용대출은 받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2020.08.13
일단 내가 살 동네의 은행을 방문했다. 그곳에서는 아래 서류를 가져오면 가심사를 해준다고 했다. 나는 아래 서류를 전부 준비해갔다. 프린터가 되는 곳이면 혼자서도 가능하다. 단, 피시방 같은 곳은 문서가 출력되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의 서류는 무료로 출력할 수 있었고 나머지는 약간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다 준비해갈 수 있었다.
* 모든 서류는 주민등록번호 전체공개로 프린트해야 한다.
1. 신분증
2. 주민등록 등본(5개년 주소변동이력 포함), 주민등록 초본(전체이력), 가족관계증명서(상세)
3. 이사 예정지의 부동산 등기사항 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 + 건축물 관리대장
4. 재직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3번의 경우에는 보통 공인중개사가 준비해주는 서류지만, 내가 프린트해서 가져가도 된다.
건축물대장은 “정부24”에서 뗄 수 있고, 등기부등본은 “인터넷등기소”에서 뗄 수 있다.
* 나는 현 직장 기준 1년 미만 재직이어서 아래의 서류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했다.
a. 월별 급여 명세서(회사 직인날인 필수)
b. 4대 사회보험 가입자 가입내역 확인서
c. 급여통장 은행의 급여입금 관련 거래 내역서
나는 급여를 받는 통장의 은행과 대출을 받을 은행이 일치해 c는 따로 준비해 갈 필요 없었다.
어떤 방을 찾아 등본을 뗐더니 저당이 2천만 원이었다. 이런 방을 찾기 힘들어 계약금을 바로 넣으려 했는데, 알고 보니 각 호실마다 개별등기여서 건물 전체가 2천이 아닌 방 하나만 2천이었다. 호실마다 저당이 다 같고 30개 호실이라고 가정할 경우 20,000,000*30 = 6억이 된다. 그러면 이 집의 저당은 2천만 원이 아닌 6억이 되는 것이다. 이런 예도 있으니 잘 알아봐야 한다.
혹시 이 사이에 남이 먼저 계약해버리면 어쩌지, 하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저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꽤 받았었다. 방이 나가버리면 그 집은 내 집이 아니었다고, 나는 더 좋은 집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하다. 80% 대출을 받을 거라면 가심사를 받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나는 90% 대출이 나와야 했기에 은행에 가서 확실하게 가심사를 받고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020.08.21
이사할 집 목록들을 세 개 정도로 추려 위 서류들과 함께 세 개의 등기부, 건축물대장을 뽑아 갔다. 서류를 준비해 가심사를 받았고, 다행히 세 곳 다 90%가 나왔다. 주변에서 대부분 80%가 나올 것이고, 90%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었는데 내 신용등급이 낮지 않은 편이라 나온 것 같았다. 가심사의 기준은 잘 모른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내 신용등급과 건물의 저당에 따라 80%가 나올지 90%가 나올지 결정되는 것 같다. 나는 가심사가 되자마자 임대인에게 50만 원을 먼저 입금했다. 안심이 됐다. 이제 이 방은 내가 대출을 받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곳이 되었다. 그러나 가심사도 오직 가심사일 뿐이기에, 확실하게 대출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2020.08.24
가계약을 하는 날. 전세계약금의 5%를 입금해야 한다. 나는 미리 냈던 50만 원을 제외한 전세계약금을 입금하고 도장과 계약서를 썼다. 앞서 말했듯 가심사는 어쨌든 가심사기에, 대출이 안 나올 수도 있다.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이유는 은행에서 몇 번이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귀에 피가 나도록 반복되는 말을 들으며 불안감을 키웠다. 어쨌든, 가심사이므로 계약서 아래에 특약을 쓴다. 아주 낮은 확률로 대출불가 판정이 뜰 수도 있으니, 집주인이 나에게 내가 냈던 계약금이 반환해준다는 문장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집주인마다 다르다고 한다. 해주는 곳도 있고, 안 해주는 곳도 있다. 은행에서도 특약을 매우 강조하고 계약서에 적혀 있어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준다고 하는 곳도 있다. 은행에서 특약을 요구한다고 얘기해서 집주인한테 받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다행히도 수월하게 특약을 썼다. 계약서를 쓴 날, 동사무소를 가서 확정일자를 받았다. 확정일자를 받을 때는 계약서가 필요하기에 같은 날 하는 것이 좋다. 은행에 가서 확정일자를 받은 서류까지 냈고, 9월 10일에 대출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다.
2020.08.26
은행에서 대출이 9월 10일에 나온다고 한 번 더 연락을 줬고, 이사 날짜를 물어봤다. 금리 기준을 한 번 더 명시해줬고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1. XX% 였다. 9/10일이 되면 이자가 조금 바뀔 수 있다고 한 번 더 이야기해줬다.
2020.09.10
은행에서 대출이 나왔다. 이 돈은 내가 건들 수 없고, 대출 이력을 조회만 할 수 있다. 은행에서 나온 대출은 바로 집주인에게 입금된다고 한다. 대출이 실행된 날, 임대인에게 연락해 입금확인 됐는지를 물어본다. 나는 나머지 계약금의 차액(잔금)을 임대인에게 입금했다. 그날 관리비도 입금했다. 채권보전으로 주택금융공사 보증서라고 적혀 있었고 주택금융공사에 보증료 5만 원 정도를 지급했다.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를 했다. 다시 은행을 가서 전입신고 서류까지 내면 되는데, 나는 은행 어플을 이용했다. 주민등록등본이 무방문 서류 제출로 가능하다 하여, 공인인증서를 통해 제출했다. 원본을 직접 제출해도 된다. 그리고 공인중개사에게 중개수수료(복비)를 입금했다. 이후부터는 매달 나는 대출금의 이자와 관리비를 내면 된다.
위 자료들은 단지 기억하기 위해 적어놓은 것들이다. 이 자료들이 주위 Y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2020년 8월 기준이고, 은행마다 임차인마다 상황이 다 다를 수도 있다. 단지 참고용임을 다시 한번 명시한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대출에 관한 질문을 해도 대답해줄 수 없다. 이 글에서 은행명, 이자, 얼마를 대출받았는지는 일부러 공개하지 않았다. 모든 내용은 상황, 지역에 따라 적용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알아보고 다녀야 한다. 담당은행원도, 공인중개사도 책임을 질 수 없다. 내 계약은 끝까지 내가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