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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Sep 08. 2021

환율과 주식시장의 관계

환율 급등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려요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 거의 중지 상태입니다만 추억을 떠올려 봅시다. 해외여행 가기 전에 항상 환율을 체크하지 않으셨나요? 은행에서 환전할 때도 우대환율로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요. 직구로 물건을 살 때도 환율을 살피곤 하지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살 때도 마찬가집니다. 투자규모가 크다면 더 예민하겠죠. 환율이 비단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에만 영향을 주는 건 아닙니다.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기업들의 주가 역시 환율의 영향을 받겠죠. 지난 7월 초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쯤 작성한 글입니다. 시점을 고려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환율 얘기를 좀 하려 합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8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갑자기 치솟았어요. 하루 전에 비해서 6.9원이 오르면서 1,145원에 마감했죠. 종가 기준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40원대에 올라선 건 지난 3월 초 이후 넉 달만이고 종가로 1,145원은 지난해 10월 12일(1,146.8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입니다. 환율이 이렇게 움직이자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았어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 지수가 당일(8일) 32.66p(0.99%) 하락해 일간 기준으로 지난 5월 13일(-1.25%)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출처:서울경제신문

환율 움직임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챙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우선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내용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경제 돌아가는 것도 살펴야 해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경기가 안 좋다면 나 홀로 좋을 순 없으니까요. 그리고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이라면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주제인 환율도 살펴야 합니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우리나라 증시 전체가 왜 환율의 영향을 받느냐고요?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죠. 생각해 보세요.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우리나라 증시 자체를 하나의 물건으로 생각한다면 환율은 물건은 그대로 있는데 값어치를 오르게도 내리게도 할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다시 말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유출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깁니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 환율 하락=원화 강세

간단하지만 많은 분이 헷갈리는 내용입니다. 아마 서로 다른 의미의 단어가 한데 묶여있어서겠죠. 하지만 이 개념을 꼭 잡고 있어야 환율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풀립니다. 사실 원·달러 환율이라는 말 자체도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표현입니다. 글머리에서 저는 원·달러 환율이라는 말 대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그 때문입니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값어치를 나타낸 것이니 당연히 달러 원 환율이라고 해야 할 텐데 이미 원·달러 환율이 보편화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럼 저도 용어를 통일하기 위해 원·달러 환율이라고 이제 쓰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달러를 기준으로 원화의 가치를 나타낸 것입니다. 쉽게 말해 원·달러 환율이 1,145원이라는 말은 미국 돈 1달러를 가지고 은행에 가서 우리 돈으로 바꿔주세요라고 하면 1,145원을 내준다는 의미죠. (이건 고시환율이니 실제로는 중간 수수료 떼고 이보다 적게 줍니다) 


환율 상승은 이 숫자가 올라갔다는 의미이고요. 1,145원이 1,150원 또는 1,160원 등이 되는 겁니다. 그럼 이건 왜 원화 약세일까요? 아까 은행에 1달러를 들고 가서 우리 돈으로 바꾸려고 했던 행동을 반대로 한다고 해봅시다. 우리 돈을 들고 가서 달러로 바꾸는 거죠. 원·달러 환율이 1,145원이면 1달러로 바꾸려면 1,145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환율이 올라 원·달러 환율이 1,160원이 되면 1160원을 내야 하니 돈이 더 듭니다. 같은 물건을 사는데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니 원화의 값어치는 떨어진 겁니다. 다시 말해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거죠. 원·달러 환율이 1,145원에서 1,120원으로 떨어져 환율 하락이 나왔다면 더 적은 돈으로 은행에 가서 미국 돈인 달러를 바꿀 수 있으니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가 나타난 거죠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는 이걸 다시 달러로 바꿔서 나갑니다. 이들 입장에서는 그래서 투자를 시작할 때도 투자금을 회수할 때도 환율이 매우 중요하죠. 생각해 봅시다. 이번처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보고 있더라도 이걸 달러로 바꾸면 이익이 줄 거나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겁니다. 외국인 A 씨가 원·달러 환율 1000원 일 때 1,000달러를 가지고 삼성전자 주식 100만 원어치를 샀고 10% 수익을 올렸습니다. 투자금은 110만 원이 됐죠. 하지만 이걸 달러로 다시 바꾸는 시점에서 환율이 1,100원이 돼 버리면 A 씨는 환전을 하면 10% 수익이 그대로 사라지고 다시 1,000달러만 손에 쥐게 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환율 변동을 키웠다

사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단순히 환율만으로 해석하기는 힘듭니다.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해 외국인 매도가 늘었다 이렇게 단정 짓기 힘들다는 얘깁니다. 그럼 왜 환율이 갑자기 오르고 외국인들은 주식 매도를 늘렸을까?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최근 델타(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은 상대적입니다.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면 주가는 내리고 실적은 안 좋은데 최악을 예상했던 것보다 낫다면 주가는 오릅니다. 이번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빠른 경기 회복을 점치던 게 회복 속도가 늦어진다니 시장에 묻혀있던 비관론들이 더 부각되는 거죠. 금융시장은 민감합니다. 당장 안전자산의 대표 격은 달러 투자가 증가해 원·달러 환율은 올랐고 혹시나 하는 의구심에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거나 혹은 그간 올린 수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들은 주식을 팔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환율이 이런 움직임을 감지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7월 2주 차 탱고픽 위클리 리포트 https://bit.ly/3APhm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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