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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Nov 09. 2021

출자전환이 뭔가요?

구조조정의 파고가 몰아칠 때

좀 뜬금없긴 합니다.
출자전환이라니... 


이 글을 좀 떨고 가야겠습니다.
새 글로 만나겠다 약속했는데 두어 개만 더 예전 글을 올립니다. 
그냥 두자니 아깝고 이슈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니 더 오랜 글이 될 것 같은 마음에 이걸 택했습니다. 


어쨌든 어제 시장에는 중국 완커그룹(중국 최대 부동산 디벨로퍼)의 위기설이 돌긴 했습니다. 
말 그대로 지라시성 소문이지만 헝다 사태를 보고 완커라고 별수 있겠냐 싶어서 나온 얘기인 듯합니다. 
완커 그룹 역시 부채 비율이 무척 높습니다. 


어쨌든 이번 출자전환 글은 헝다그룹 뉴스 속에서 들고 온 소재입니다. 

요즘도 종종 헝다 뉴스가 들려오는데, 이젠 증시가 별다른 반응을 하진 않네요.
  

출자전환은 무언가를 주식으로 바꾸는 행위입니다. 

보통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 걸 출자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한마디로 투자로 전환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표적인 게 채권 그러니까 빌려준 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이고

종종 물건이나 기술 등도 그 값어치에 맞게 출자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식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앞서 공부했던 전환사채와도 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다만 원래 처음부터 주식전환 조건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가 있겠죠.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래 글 작성 시점은 헝다 파산설이 나왔던 9월 중순쯤입니다. 

지난 글에서 중국의 헝다그룹 파산설 얘기를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어서 파산보다는 통제된 그룹 해체 순으로 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고요. 사실 중국 관련 소식은 취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국내 언론들은 외신을 그대로 받아 씁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제대로 된 취재로 작성된 기사인지 아니면 시챗말로 뇌피셜로 써 내린 시나리온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방법이라면 그 기사를 처음으로 쓴 중국이나 외국 언론사의 이름을 보고 신뢰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헝다그룹을 살리려면? 

지난 글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어서 헝다그룹이 파산을 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정부의 통제 하에 그룹을 몇 개로 쪼개는 방식으로 해체해 팔 건 팔아버리고 살린 건 살리는 방식으로 정리한다는 거죠. 이게 파산과 뭐가 달라? 라 고 물으신다면 많이 다릅니다. 파산은 말 그대로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고 돈 빌려 준 사람들은 돈 될만한 것들을 가지고 빚잔치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룹 해체와 자산 매각 등을 거쳐 살릴 건 살린다는 건 일종의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일부 외신에서는 중국 지방정부 주도로 출자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언급됩니다. 


출자전환이 뭔가요? 

오늘은 사실 출자전환을 얘기하고 싶어서 헝다 얘기를 다시 꺼냈습니다. 출자전환은 투자로 전환한다라는 의미입니다. 파산 직전의 기업에게는 일종의 면죄부 같은 조치죠.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갚아야 할 돈이 갑자기 사라지는 효과가 얻을 수 있습니다. 진짜 사라지는 건 아니고 차입금이나 채권에서 주식으로 바뀌는 거죠. 주식으로 바뀐 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그렇죠.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만기 그러니까 돈을 갚을 의무가 사라지는 거죠. 사실 바보가 아닌 이상 내일모레 쓰러질지 모르는 회사에게 빌려 준 돈을 당장이라도 받지 이걸 주식으로 바꿔줄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출자전환은 진짜 어쩔 수 없는 상황 또는 국가 주도의 구조조정 등에서 주로 등장합니다.


국내에서 산업은행이 출자전환의 단골손님

전자공시 자료

KDB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삼우중공업, 금호타이어 등의 대주주이거나 주요 주주입니다. 이들 회사가 좋아서 투자한 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주식들입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국가 주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당 기업을 파산시키는 것보다 살리는 게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빌려 준 돈을 주식으로 전환한 겁니다.  

이때 단순히 출자전환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감자와 증자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주주들의 기득권을 빼앗아 그간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도 지게 하고 출자전환이나 증자 과정에서 자신들의 지분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먼저 부실 사업을 정리하고 유휴자산 등을 매각해 일부 부채를 갚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후 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크게 낮추고 이후 출자전환으로 빚(이자) 부담을 떨어뜨린 다음 증자를 통해 신규 투자금을 넣어서 회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겁니다.(이건 구조조정 과정에 거의 공식 같은 거라서..)


출자전환도 전환가액이 핵심

전환사채를 다룰 때 전환가액에 대해서 얘기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전환사채에 투자한 사람들은 전환 가능 시기의 주가와 전환가액의 차이만큼 큰돈을 번다고 말이죠. 그런 관점에서 출자전환도 비슷합니다. 다만 출자전환은 미래에 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전환가액을 결정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산은 같은 국책은행 입장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어찌 보면 회생 불가능한 기업을 억지로 살렸으니 리스크를 떠안은 만큼의 보상을 받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앞서 언급한 대로 감자 등을 통해 자산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출자전환과 추가 투자 등을 진행하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출자전환 시나리오가 시행된다면 헝다그룹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칠 겁니다. 다만 중국은 은행들이 출자 전환할 수도 있겠지만 은행의 채권을 지방정부가 사들이고 이를 출자전환해 국유화시키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같이 볼만 한 글 

[틴틴 경제] 출자전환이 무엇인가요? (중앙일보, 2002)
https://www.joongang.co.kr/article/880299#home

상장사협회 자료

http://www.klca.or.kr/KLCADownload/eBook/P513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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