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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Dec 17. 2020

악덕아빠는 오늘도 고민중 #3

초딩을 무시하지 마세요.

김큐 이자 악덕아빠 입니다.

제가 브런치에 두 개의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데, 일상 속~ 여기선 악덕 아빠입니다. ^^;


오늘은 제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물론 같이 놀아주고 얘기 많이 나누는 게 최고지만 아빠들이 이렇게 시간을 내는 게 만만찮은 일이잖아요.

바쁜 건지 바쁜 척하는 건지...(엄마들이 한가하다는 거 아닙니다. 울 마나님이 보시면 한소리 하십니다 ㅠㅠ)

악덕 아빠도 나름 바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에 왕복 무려 3시간 ㅠ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답니다. 


자 그럼 오늘 이야기도 시작해 볼까요?




#1에서 공개했습니다만..

내년이면 악덕 아빠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될 예정입니다.
하! 하! 하! 하! (의심하지 마세요. 좋아서 웃는 겁니다^^;)
더 악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죠 ^^


초딩 4년 딸과 초딩 3년 아들이 있습니다. 

아빠 닮아서 애들이 말이 좀 많아요.
제 딸 아들이지만 차에 태워서 이동이라도 할라치면 정말 조잘조잘 끊이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어릴 적부터 메모나 편지 같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주곤 했습니다. 

특히 해외 출장이라도 가면 꼭 해외에서 편지를 써서 보냈었죠. 


이런 것들을 좀 익숙하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야 말로 나누지 못한 것들은 글로 적어서라도 서로 얘기할 수가 있죠.
저 역시 애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얼굴을 마주 보고 직접 하는 것보다 글로 적어서 줄 때 조금 더 정리되고 또 빠뜨리지 않고 해 줄 수 있더라고요. 


사실 전 아날로그 감성을 조금 더 좋아하긴 하는데...

지난해 말 악덕아빠의 선견지명인지 운이 좋았던 건지.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노트북을 사줬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지면 안 되니까요)

올해 코로나 19로 학교 못 가고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와디즈(클라우드 펀딩 회사입니다)라는 곳에서 공동구매 같은 걸로 중소기업 제품을 싸게 샀죠.

한 대에 30만 원 정도 줬던 거 같아요. 아이들이 워드와 웹 서핑, 동영상 시청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매우 만족하고 쓰고 있어요.  

울집 초딩이 사용하는 가성비 갑 노트북


저희 집 아이들은 아직 휴대폰이 없거든요. (휴대폰 문제는 나중에 한번 다뤄봐요~)


노트북을 선물하고 이메일 계정도 하나씩 만들어줬죠.

휴대폰이 없으니 카톡은 못하더라도 이메일을 사용해 가족끼리 소통을 좀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애들은 이메일을 카톡처럼 여깁니다. 실시간 대화하듯이 메일을 보내더군요 ㅠㅠ

사진을 공유해 주거나 사마귀를 잡은 걸 알려주거나 심지어 동생이 화장실에서 엄청 큰 X를 싸고 그걸 사진 찍고 있다는 얘기까지 메일로 적어서 보내더군요. 

(다행히 사진은 첨부를 안 했습니다.^^;)


어느 정도 메일 사용함에 있어서 애들이 적응됐다 싶어 진 요즘은 악덕아빠가 본격적으로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메일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던져주기 시작한 거죠.  


초딩 수준을 넘어서는 것들입니다. 제가 보고 좋았던 글이나 흥미가 갔던 것들이니 말이죠.   


실제 제가 최근에 아이들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아이들 이름은 지웠어요.

우리 애들은 소중하니까요^^;

아이들의 생각을 키울 다양한 것들을 메일로 공유



첫 번째 메일은 코로나 19 백신 관련 글을 공유한 겁니다. 궁금하시면...https://firenzedt.com/12364 

성백린 백신 실용화 기술개발사업단장의 강연을 요약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들 수준에 조금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전체 맥락을 이해 못할 글도 아닙니다.
또 중간에 백신의 어원부터 백신이 나타난 배경도 언급돼 있죠.

저도 백신이 암소를 뜻하는 라틴어'vacca'에서 왔다는 걸 이 글을 통해 알았습니다. 

오랜만에 백신을 개발한 에드워드 제너 박사를 저 멀리 기억 속에서 소환하기도 했구요.


최근 워낙 주변에서 코로나 19 얘기도 많이 나오고 백신이 개발됐네 안됐네, 확보를 했네 못했네 말들이 많잖아요. 아이들이 객관적 사실을 듣고 자기의 주관을 갖기를 바라는 악덕아빠의 무리한 소망이 포함된 거죠. 


두 번째 메일은 현대차가 발표한 전기차 플랫폼 동영상입니다. 궁금하시면...https://youtu.be/BTvai7268Zs

링크를 적으니 바로 걸리는군요. (오.. 브런치 좋아요)
이거 꽤 깁니다. 관심 없는 분들은 플레이하지 마세요 ^^


현대차가 플랫폼 출시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입니다. 

외국인 사장이 나와서 영어로 설명도 하고 플랫폼 개발 참여자들이 직접 상세한 내용을 말해줍니다. 물론 영어는 자막이 나옵니다. 

저도 다 알아듣기 힘든 것들이 있어요. 다만 메일로도 썼지만 세상이 변해서 아이들이 운전을 할 나이가 되면 세상은 전기차 세상이 돼 있을 거니까 지금부터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낸 겁니다. 


반응은 예상과 달리 전기차 플랫폼에 대해서 딸이 더 좋았어요.
"아빠 이거 진짜 신기해" 하면서 끝까지 보더군요.
아들은.... "응 쫌 봤어" 이러고 맙니다. 

그래도 가끔 들어오는 아이들의 메일이 저 자신을 매우 즐겁게 합니다. 
뭔가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부터..
악덕아빠의 의도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유도했다는 마음에 말이죠. 


하지만 여전히 손편지를 쓰고 답장도 쓰도록 조금은 강제합니다. 

글을 자주 쓰는 습관을 들여주고 싶고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도 길러지거든요.
물론 더불어 글씨도 좀 예뻐지구요.





제가 손편지를 쓰거나 이메일로 이렇게 소통을 하는 건 사실 아버지의 영향입니다. 


재수 시절 일주일에 한 번씩 손편지와 함께 논술에 대비하라며 신문 사설을 스크랩해서 보내주셨거든요. (아들에 대한 사랑이자 무언의 압박이었죠. 악덕 아빠의 원조...)

보내주신 신문 스크랩 사설들에는 빨간 사인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꼼꼼히 읽고 아버지의 생각도 종종 밑에 적어서 보내셨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의 그때 그 정성이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드린지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아이들의 수준을 어른들이 판단해서 묶어 놀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생각보다 이런 이슈들도 잘 따라오고 질문을 막 던지니까요.
세상이 돌아가는 걸 관심 있게 봐야 돈의 흐름도 경제의 흐름도 보이잖아요.

물론 

^^; 답을 제대로 못해 줄 때의 당혹스러움은 걱정되긴 하지만요.


오늘은 여기 까집니다. 
악덕아빠 였습니다. 여기서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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