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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연 Feb 13. 2019

[과제 3] 손끝으로 문장 읽기

민음 북클럽, 밀란 쿤데라 읽기


1.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모두 잊어버린 채 살아간다. 멍하니 낭비한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어제가 될 것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낸 시간은 두 손을 뻗어도 붙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명기하면 다들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자, 하고 다짐을 한다. 3일이나 가면 기특한 다짐이다.

현대인이 쓰는 시간의 속임수는 아마 시간의 기록물들이 아닐까 싶다. 오늘을 기록해두기 더 쉬워졌고 간편해졌으며, 심지어는 훨씬 더 생생해지기까지 했다. 누구나 간편하게 휴대폰으로 오늘을 남겨둘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시간의 소중함은 쉽게 흘러가 버리지 않았을까. 언제고 기록물을 다시 열람하며, 맞아 나에게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불행한 시간이/즐거웠던 시간이/슬펐던 시간이/등등이, 있었다며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한다. 그러니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낯익은 고향에서, 반가운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에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지 않고 납작해진 화면 속을 바라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중에 회상하며, 그랬었지, 하는 것에는 분명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삶의 중대한 순간들은 단 한 번뿐,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지금, 여기, 너와 나의 소중한 시간들에게 깊이 빠져보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2. 외로움은 내 인생 전반을 가로지르는 화두다. 나의 이 외로움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를 골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도 나는 늘 외로웠고, 혼자 있으면 혼자 있는 대로 외로웠다. 외로움을 다스리는 방법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나를 외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이제 알맞은 답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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