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20세기 대중문화의 헌정시
레디 플레이어 원
극장을 지나다니면서 이 포스터를 볼 때마다, 이 영화는 보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조금 유치해 보이는 조합, 마치 8, 90년대 영화 포스터 같은 색감과 구성.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인 데다가,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라니. 안 볼 수가 없잖아!
개봉 당일에 보고자 했지만, 여러 가지 핑곗거리들 때문에 금요일에 관람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리뷰는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 쓰는 중이라, 그 당시의 감동이 조금 줄어든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스토리는 간단히 다음과 같다.
2045년, 현실은 암울하지만 누구나 즐거울 수 있는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가 있기 때문에 모두 버티는 것처럼 보인다. 원하는 캐릭터로 자신을 꾸밀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으며 상상하는 것은 뭐든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주인공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분) 역시 오아시스가 하루의 낙이다.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 분)가 죽으며 유언으로 오아시스에 숨겨둔 열쇠 세 개를 찾는 사람에게 오아시스 소유권과 유산을 상속한다는 말을 남겨 오아시스 플레이어들은 열쇠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웨이드 와츠가 제일 먼저 수수께끼를 풀자, 오아시스를 노리는 거대 기업 'IOI'는 현실에서 그의 목숨을 노리는 등 위협을 가한다.
물론 스토리상, 주인공인 웨이드 와츠가 모든 수수께끼를 풀고 세 열쇠를 모두 찾아내어 오아시스를 갖게 된다. 결국 뻔한 스토리에 불과하지만 이 영화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영화 화면 속에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자신이 80년대 대중문화의 '덕후'라는 것을 증명하는 영화라고 하는 게 더 알맞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는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각종 익숙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컨텐츠들이 등장한다. 나도 대중문화에 꽤 깊이 빠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게임이나 영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얼떨떨한 부분이 많았다. (그냥 탐닉하는 분야가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할까.)
대중문화의 컨텐츠들을 잘 몰라도 영화는 충분히 즐길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냥 화면 자체가 눈요깃거리로만 가득 찬 것이 아니라 구성도 찰지게 되어 있고 긴장감 넘치게 스토리가 진행이 된다. 물론 컨텐츠들을 많이 알면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또 다른 재미인지라, 모르면 그 재미를 느낄 수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가상현실 게임이 점점 상용화에 접어들고 있다. 각종 VR 게임을 해 볼 수 있는 게임방도 생겨났고, 아직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을 뿐. 하지만 이것도 아마 시간문제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가상현실은 현실이 아니라, 현실이 정말 현실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며 마친다. 다소 진부하고 뻔한 교훈이기는 하지만, 영화를 즐기며 보기엔 충분한 결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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