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곁에 있을 때도, 보고 싶은 사람들

by 롬콤


엄마와 아빠는 글쓰기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몇 번 블로그에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가족 넷이 모여 블로그 제목을 고민하며 이것저것 추천하던 날도 기억난다. 어떤 이름이 잘 어울릴지 아이디어를 나누던 그 시간이 꽤 즐거웠다.

엄마는 인간관계를 가르치는 강사답게 사람들과의 관계, 성장, 배움 등을 키워드로 삼아 꾸준히 글을 써왔다.아빠는 많지는 않지만 떠오르는 글감이 있을 때마다 틈틈이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듯했다.


글쓰기 수업이 4회차쯤 되었을 때, 지금까지 아빠엄마가 쓴 글들을 쭉 모두 읽어 보았다.

시간을 내어 글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글쓰기 수업의 선생님 시각에서 보면 여러 가지 아쉬운 점들도 보였다.


먼저, 아빠는 무심코 부정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 마치 불같은 아빠의 성격이 글 속에도 스며든 것 같달까. 글의 시작은 긍정적인 주제였는데도, 어느 순간 부정적인 표현이 툭툭 튀어나오곤 한다.

아빠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강조한 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문장형으로 글을 쓸 것('시'가 아니라면), 함축적이기보다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낼 것. 하지만 이 두 가지 외에도 아빠에게 필요한 건 '부정적인 마음을 덜어내는 연습'이었다.


반면에, 엄마의 글은 너무나도 정직하고 온화하다. 엄마의 성격과 강사라는 직업적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글 자체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정돈되어 있지만, 반대로 보면 조금은 평범하고 틀에 박힌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엄마의 글에서 좀 더 개성을 끌어내고 싶었다.

특히,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엄마의 경험과 감정을 담은 구체적인 예시가 더해지면 글이 훨씬 생동감 있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꼭 정형화된 기승전결 구조를 따를 필요는 없으니, 엄마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고자 매의 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글쓰기 수업 4회차를 진행하기 전에, 작은 과제를 하나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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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각자가 (글쓰기 수업 이전에) 작성한 글들 중에서 조금 더 다듬으면 더욱 빛날 글을 2개씩 선별해, 방향성을 수정하거나 내용을 보충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쓴 글을 다시 한번 다듬어보는 것이 이번 과제의 핵심이었다.


아빠와 엄마가 수정한 글을 읽어보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이 있었다. 그중 몇 문단을 소개해 본다.


*아빠

인생도 마찬가지다. 남들처럼 살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소신대로 살아가야 하는지 어렵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옛말은 정말 명언이다.

선택의 순간에서 그 선택의 지표는 무엇일까?

돈, 자존감, 명예, 주위의 시선, 사회적 지위, 도덕성, 이기심. 이타심...


소신대로, 주위를 돌아보며, 작은 행복을 꿈꾸며

마지막 웃는 자가 승자가 아니라, 잠깐씩 작은 미소를 짓은 여유로움으로 살아보자.


*엄마

우리가 MBTI를 검사하는 이유가 뭘까?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해 하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뭘까?

내가 T던 F던 어떤 성향이 더 많을 뿐이지 각자의 안에는 두 가지 성향이 모두 공존한다.

내가 T 성향이 강한데 거기에서 다른 사람과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부족한 F를 더 계발해야지. 내가 F 성향이 강한데, 냉정하게 해결책을 찾기보다 감성에 치우친다면 T를 더 키워야지.

나를 먼저 알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고 성장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각자의 성격을 일반화하기보다는, 나는 어떤 성격이기 때문에 이런 성격을 어떻게 더 잘 살리고

보충해야 할지 들여다봐야 한다.

상대와 나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이해로 끝나서는 안 된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찾고 성장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좀 더 나은 나를’ 위해 의식하고, 한 발짝 나아간다.





아래는 아빠가 #가족 #결혼 #분가 #그리움 #각자의길 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쓴 시다.

가족을 칫솔로 비유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한 사물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가 깊어 자연스럽게 아빠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화면 캡처 2025-03-03 165124.png


4개였던 칫솔이 3개로(언니의 결혼과 분가), 다시 5개로(민토리씨 추가), 그리고 곧 6개가 될지도(나의 결혼) 모른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 또한 귀여웠다.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히 여실히 드러나는 글이었다.


나도 언니가 결혼해 분가한 이후, 오히려 언니와의 관계가 훨씬 더 깊어졌다. 자주 만나면서도 예전보다 더 자주 연락하게 되고, 문득문득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많아졌다.

집에 있는 엄마 아빠와도 이전보다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된다. 그리고 굳이 이런저런 기회를 만들어, 하나라도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어진다.


이렇게 사이좋은 우리 가족이,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고 해서(나를 포함해) 흩어지거나 소원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나도 아빠처럼 '함께 모여 있을 때의 그 충만한 기쁨'을 늘 그리워한다.

바로 곁에 있어도, 언제나 또다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김가네 시트콤: 글쓰기 수업 편> 시리즈 4화입니다.
우리 가족의 글쓰기 여행은 계속됩니다. 이어질 5화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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