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주파수, 시작의 이야기

조그만 시작, 그렇지만 오래도록 남을 이야기

by 롬콤


언니와 나는 같은 환경에서 30년을 자라왔지만, 어릴 때부터 각자의 타고난 기질과 형성된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지금의 나와 언니는 정반대라고 해도 될 만큼,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자매로 자랐다.

언니와 나는 각자 문화인류학과 국제관계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교육 및 범죄 심리, 플랫폼 운영 및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살아왔다. 급속도로 가까워진 건 언니가 결혼을 하고 나서이긴 하지만, 사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함께 책을 읽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왔다. 그러다 보니 하는 일, 성향, 보내는 일상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단순한 자매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아끼며,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런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가족'이다.

T.B.S.S 뉴스레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을 아쉬워하는 부모님(특히 아빠)의 모습을 보고, 나는 잠시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에 간단한 뉴스레터를 보내기 시작했다.

내가 읽었던 책 속 문장들 중, 부모님께 들려주고 싶은 글귀들을 골라 모으고 편집했다.

어떠한 툴도 이용하지 않고, 그저 뉴스레터 형식을 흉내 내며 인상 깊었던 글귀나 부모님께 전하고픈 말을 빌려 적어 내려갔다.


처음엔 단순히 나만의 작은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매주 정성스럽게 책과 글을 고르고 마음을 담아내다 보니, 어느새 그것이 조금 더 큰 이야기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부모님을 위한 편지 같은 뉴스레터에서 시작했지만, 언젠가는 조금 더 넓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랐다.



언니와 나는 예전부터 항상 서로와 함께 무언가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했다. 하고싶은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각자가 바빠 계속 미뤄오기만 했던 것들을, 드디어 각을 잡고 기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아마도 언니와 나는 조금 뒤늦게 깨달았던 것 같다. 지금껏 우리가 주고받아온 수많은 말들, 서로의 생각들이 그저 우리 둘만의 이야기로 끝나기엔 너무 아깝다는 걸.

(이미 시기를 놓쳐버린 프로젝트들도 많지만, 더 늦기 전에 시작할 예정!)


그렇게 뉴스레터 제목부터 시작해 시즌별 로고, 주제 등을 정해나가기 시작한다.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뉴스레터보다는 구독자분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서로 발전하는 관계를 맺고 싶었다. 그래서 구독자분들의 의견을 반영함과 동시에 시즌마다 새롭고 다양한 주제로 밀도 높은 콘텐츠를 전달하고자 한다. 동일한 주제로 반복되는 연재보다는 심도 있는 시즌제로 운영함으로써, 더 깊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두 마리의 뱀은 언니와 나다.

승원승주 자매인만큼, S자를 활용한 로고를 시즌별로 디자인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2025년은 을사년이기도 하고, 또 첫 시즌이니만큼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마리의 귀여운 뱀을 그려보았다.


T.B.S.S는 'Tuned by S Sisters'의 줄임말이다.

단순한 뉴스레터보다는 '텍스트 라디오'라는 컨셉을 꾸렸고, 이름도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의 타이틀처럼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찰떡같이 잘 지은 이름이다!

언니와 나 2명이 진행하는 조용한 자매의 텍스트 라디오이므로 주파수는 'Dual Hz'다.

우리의 라디오는 주파수만 맞는다면 누구나 들을 수 있고, 그 주파수가 맞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


T.B.S.S 프롤로그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즌 1의 주제는 무엇이며, 왜 그런 주제를 선택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까 꼭 읽어봐 주세요!

https://tunedbyss.stibee.com/p/2/



T.B.S.S는 단순한 뉴스레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언니와 나의 대화, 우리가 애정하는 사람들, 더 나아가 이후에는 자매의 취향이 담긴 글과 음악, 영상, 감정들을 모아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다.

지금은 소수의 주변 사람들만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작은 기록들이 다양한 나이대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다정한 울림이 되어 닿기를 바란다.


T.B.S.S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다.
우리는 여러 방면에서 배우고, 또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가는 중이다.

그렇지만 언니와 함께 만들어가는 이 과정 자체가 그저 소중하다.
조금은 서툴고 아주 작은 시작일지라도, 우리 둘의 속도와 방식으로 찬찬히, 꾸준히 만들어가고 싶다.

자매의 텍스트 라디오는 당연히 우리 둘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것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이야기, 때로는 반짝이는 음악처럼 스며드는 누군가의 취향이 이 공간에 얹혀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여러가지 감정과 목소리가 모이고, 다른 결들이 섞이는 곳.

그 속에서 우리가 느낀 것, 사랑한 것, 감탄한 것들을 기록하고, 또 언젠가 돌이켜볼 수 있는 '우리만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아주 오래 지나도, 이 흔적들이 우리를 웃게 하고, 추억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누가 이걸 읽어줄까?'하는 불안은 별로 없었다.

왜냐면 애초에 이 뉴스레터는 언니와 나 자신,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작업이었으니까.

뉴스레터를 통해 돈을 벌거나 커리어를 쌓기보다는 정말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다.
우리의 주파수는 어쩌면 아주 작은 소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소리가 누군가의 마음 한켠에 울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까, T.B.S.S는 우리만의 속도와 온도로 만들어가는 조그만 이야기들이다.

완벽할 필요가 없으며, 그저 꾸준히 쌓아가다 보면 어떠한 형태로든 빛을 발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를 언니와 함께 쌓아갈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내가 가족들에게 보냈던 뉴스레터가 조금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하여 일부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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