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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롬콤 Jun 17. 2024

모던 타임스, 이사카 고타로 - 용기는 있나?

booker 시리즈 제 1화

(먼저 알려드립니다. booker 시리즈의 순서에는 선호도의 의미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읽음으로써 5번 정독을 달성했다.


액션+코믹+추리 혹은 음모, 그리고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기발하고 독특한 스토리에 감탄하는 소설이다.

감동도, 반전의 반전의 반전도, 굉장한 짜임새도, 닭살 돋는 스릴도 있다.

뭐가 정말 좋았냐면, 유머러스한 문장이 심연의 주제까지 경쾌하게 풀어내고

정교함과 반전으로 말 그대로 '꽉 차있다'는 것.

정보화 사회, 시스템과 벌이는 대결.

이 주제만 두고 본다면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안의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공식 책 소개


처음 한두번 읽었을 때는 유명한 작가인지 잘 몰랐는데

강동원 나오는 골든 슬럼버, 재작년에 개봉한 브래드 피트 나오는 불릿 트레인(평점은 별로였던..), 그리고 종말의 바보(이것도 후기는 안 좋긴 하던데..) 다다 이 작가 원작인 거 아시나!


모던타임스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어서 다른 작품들도 쭉 읽을 예정인데,

내 예상에 영화 후기는 좀 별로였어도 책은 훨씬 재미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읽어보고 싶은 이사카 고타로 책이 정말 많다. 두근




줄거리를 키워드식으로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운명처럼 다가온 여자와의 바람, 직업을 알 수 없는 무섭지만 매혹적인 아내, 바람을 의심한 아내가 고용한 남자에게 협박당하는 주인공, 신통한 운세 메일.

몇 가지 단어를 조합해 인터넷에 검색하면 휘말리는 사건들.

눈을 잃은 선배, 성폭행범으로 몰리는 후배, 이기적인 상사의 자살.


국회의원, 일약 영웅이 된 학교 관리인,

그 이면에서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한 중학교와 주식회사 고슈가 자꾸만 등장한다.

바람둥이에 잘난 척하는 친구 작가 또한 이 사건을 파헤쳐 소설을 쓴다.

'속사정밖에 없어도 과언이 아니라'라는 중학교 사건의 전말을 조사해 적었다는 소설 원고를 주고, 주인공은 먼 가족이자 거대 지하 조직이라 알려진 안도상회를 만나러 출발한다.


하지만 우려한 바와 달리 조금씩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안도 가족들'이었다.

뭔가 뻔한 초능력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독특한 능력이 등장한다는 것도 좋았던 점 중 하나다.


그리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도 한몫한다.

끝까지 속을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든 겉과 속이 같을 것 같아 안도되는 인물,

강해서 끌리는 인물, 약해서 끌리는 인물,

마냥 재수 없어 보이지만 마지막엔 감동을 주는 인물, 그리고 그들의 조합 등.



책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찰리 채플린 영화 <모던 타임스>를 21세기 버전으로 각색했다고 한다.

한 줄 줄거리는 '정보화 사회의 시스템에 갇힌 인간들이 보이지 않는 세력과 벌이는 잔혹한 대결'인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어디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발하게 어두운 스토리가 유쾌하게 풀어진다.

뻔함이 하나 없는 소설이라 극추천하고 싶다.





용기는 있나?

사람은 모르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먼저 무엇을 할까?

검색을 하지.


이것은 전부, 시스템 이야기다.

그렇게 되게 되어있다.

그런 시스템인 것이다.

분업화된 부품은 상상력을 잃고 양심을 잃는다.


말하고 싶은 건 '가공된 진실'이다.

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사실은 얼마든지 날조할 수 있다.


국가는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지금까지 말한 진상은 체인지입니다.

마음에 안 들어요.

진짜배기를 내놓으세요.


때론 못 본 척 도망치는 것도 용기다.

세상과 맞설 만한 용기가 없다면 함부로 검색하지 마라.

세상은 유별난 호기심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용기는 있나?







진지식하우스 출판사 서평에서 소개하고픈 내용 일부 가져왔다.


*첫째, 작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잊지 않는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사태 속에서도 등장인물들은 묘한 비유가 가득한 대화를 나누고, 무심한 듯 툭 유머를 뱉어낸다.

둘째, 도처에 깔려 있는 복선이다. 위기 상황에 문득 떠올린 사소한 일이 사태를 타개하는 힌트가 되거나, 잡담을 나누다 나온 키워드가 불시에 결정적인 대사로 이용되며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셋째, 모든 일을 대함에 있어 스스로 제대로 생각할 것을 추구하는 진지한 자세이다. 결국 각종 문제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해왔다. 물론 그 결단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다른 결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모던 타임스>는 이 세 가지 특징이 한데 어우러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나쁜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우리는 몰랐다는 이유로 용서받을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정말 시스템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작은 것을 바꿀 수는 있다. 오롯이 나의 눈으로 무엇이 진실인지 똑똑히 바라보며 살자, 왠지 마음속에서 그런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 같다."

일본 독자가 남긴 서평처럼, ‘국가가 강요하는 시스템의 톱니바퀴가 될 것인가, 톱니바퀴에 깔려버릴 것인가’ 하는 두 가지 선택지에 단호히 맞서는 주인공들의 용기 있는 모습을 만나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모던 타임스》는 2008년 발표 당시부터 ‘나만이 쓸 수 있다고 자신하는 회심작’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시스템을 오락 소설의 형태로 표현해냈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_작가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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