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바빠?"
"아니 괜찮아? 근데 어쩐 일이야?"
대구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 큰 딸이 공부 안 하고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해서 미치겠어?"
"그게 왜 미칠 일이야?"
"글 써서 어떻게 밥벌이를 해? 엄청 반대하고 있는데도 고집을 안 꺾네, 너 같으면 어떻게 할 거야?"
"글쎄? 나도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반대하지 않을 거 같아, 요즘은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 등 다양한 매체들이 생겨나닌깐 작가들도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것도 모든 밑바탕은 글로 시작하는 거닌 깐 많이 써본 사람들이 잘하게 되겠지 그렇기 때문에 작가라는 사람들 이유리 할 거 같은데?"
"그러닌깐 너 같음 반대하지 않을 거란 얘기지?"
"응"
그렇게 친구에 딸은 고1 때 작가가 되겠다고 일반적인 공부를 뒤로 하고 문학창작과에 가기 위해 진로를 바꿨다.
다행히 탁월한 재능이 있었는지 서울예대 문창과에 당당히 합격을 했고
학교를 다니는 내내 힘든 과제가 있어도
본인이 하고 싶던 공부라 재미있게 생활하는 모습을 봐선지 동생 역시 언니와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며 작가 공부를 해서 한양여대 문창과에
수석 입학을 하게 되어 친구는 다 내 덕이라며 나에게 여러 번 전화해서 고맙다는 인사와
딸들을 보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을 때
고가에 저녁까지 사주기도 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큰 딸은 졸업을 했고
작가에 길로 가기 위해 여러 군데 취업 문을 두드렸으나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지금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꾸준히 글쓰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친구는 별 말 안 하지만 난 그 친구와에
통화를 할 때마다 내심 미안해진다.
물론 딸들에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진로로 결정을 했겠지만 적게나마 나에 영향을 받은 걸 알기 때문에 큰딸이 아직 작가로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변활 거란건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결에서 4승 1패로 졌을 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인간에 한계가 어느 정도 정점에 달한 거 아닌가 하는 불안과 초조.
인공지능 발달로 인해 인간이 지배당하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과거에 봤던 SF영화들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렵고 힘든 일을 로봇이나 인공지능 기계가 대체해 준다면 지금보다 많은 편리함으로 인해 노동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빠르게 인공지능시대가 열리다 보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다른 건 고사하고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만큼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란 무기와 창의력이 있기 때문에 대신해 주기 힘들거라 생각했었기에 나는 친구가 자신에 딸들이 작가에 길을 간다고 했을 때
오히려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직업이란
생각을 해서 적극 권했던 건데
챗지피티나 클로드 같은 인공지능 툴이 나오면서 오히려 과거보다 현재가 글을 써서 밥을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쓰고 싶은 글에 주제만 명령하면 알아서 글을 척척 써주기도 하고 내용이 맘에 들지 않다고 하면 1분도 안 돼서 새로운 글을 써내는 걸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하물며 글에 길이조차 명령으로 다 되는 세상이 왔으니 과연 작가에 생명이 남아 있긴 한 건지 한탄조차 나온다.
물론 글쓰기를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세계가 얼린 거겠지만 나처럼 어쭙잖게 생각하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에 글과 인공지능이 써준 글을 비교해 보면 글쓰기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기는 하다.
더구나 인공지능이 써준 글이 저작권 문제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어렵고 명확한 법령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웬만해선 저작권에서 조차 자유롭다고 들었다.
물론 인공지능 툴이 써 준 글이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에 수정 작업만 걸친다면 인간이 쓴 건지 인공지능이 쓴 건지 헷갈릴 정도다.
기계가 인간에 창의적인 생각과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하는 힘은 아무리 발달된 세상이라 할지라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가장 충격적인 건 챗지피티나 클로드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생각하는 중'이라고 하고 글을 써준다.
인간만이 생각하는 힘이 있다는 말조차 의미 없게 만드는 문구를 볼 때마다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했다.라는 느낌을 떨쳐 내기 힘들다.
작가 지망생 둘을 둔 내 친구에게 전화해서
인공지능 발달로 딸들이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냐는 질문을 했을 때
다행히 친구는 딸들이 글 쓰는 일을 행복해한다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자신도 행복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내 한쪽 어깨에 짐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과연 인공지능에 위대력은 어디까지 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즐기는 법을 터득할 때가 아닌가~?
따라서 인공지능과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크게는 전 세계적으로 작게는 우리나라에서라도 저작권 문제가 법령으로 만들어져
모든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사기가 꺾이지 않는 시간이 하루빨리 오길 간절히 바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