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걷다, 마음이 닿는 섬까지
이른 아침,
여수 지산케이블카 정류장 앞 공원은 이슬에 젖은 듯 고요했습니다.
하늘은 조금 흐렸고,
그 흐림마저도 바다의 푸른빛과 잘 어울리는 날.
나는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향했습니다.
붉은색과 파란색의 케이블카가
마치 바다 위를 부드럽게 춤추듯 떠다니고 있었죠.
지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거북선대교를 건너 돌산으로 향하는 그 순간.
세상이 조금씩 멀어지고, 마음이 천천히 가벼워졌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다는 잔잔하게 숨 쉬고 있었고,
배 한 척이 잔물결을 그리며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철제 케이블에 매달려 하늘을 가로지르는 동안,
도시의 소음도, 내 마음속의 바쁨도 모두 저 아래에 남겨두고
나는 그저 바람 속을 유영했습니다.
돌산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지산 정류장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구름 사이로 햇살이 스며든 바다 너머
한 섬이 조용히 떠 있었습니다.
바로, 오동도였습니다.
정상공원에 마련된 나무 데크 위엔
많은 나무 하트 조각들이 매달려 있었어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요한 나무판 위에 빼곡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경민 ♡ 은지, 2023.05.27. 여수에서’
‘너와 함께 걸은 모든 순간이 여행이었어.’
바다를 바라보며,
이 작은 이야기들이 어떻게 이곳에 도착했을까 상상해 봅니다.
나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오동도를 향해 천천히 걸었습니다.
육지와 연결된 방파제 길을 따라 걸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오동도.
입구를 지나자,
동백숲이 펼쳐졌고, 잘 다듬어진 산책길이
섬을 감싸 안듯 이어졌습니다.
오동도의 이름은
섬의 이름은 오동나무에서 유래했는데, 섬의 모양이 오동나무 잎을 닮았고,
섬에 오동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오동나무는 가야금처럼 고운 소리를 내는 악기의 재료가 되는 나무.
그만큼 이 섬에도 어딘가 음악 같은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나무 사이사이 햇살이 스며들고,
해변 산책로에서는 파도 소리가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동백나무 숲길은 짙은 초록빛 그늘로
햇살과 피곤함을 동시에 막아주었고,
그늘 아래선 마음이 참 평화로웠습니다.
섬의 끝자락, 등대에 이르렀을 땐
바람은 말을 아꼈고,
나는 그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온몸으로 바다를 안았습니다.
여행 순서
여수해상케이블카 지산정류장
케이블카 탑승 → 돌산으로 이동
돌산 구경 후 지산 복귀
지산 정상공원에서 오동도 조망
도보로 오동도 이동
오동도 숲길, 해변길 산책
오동도의 의미
오동나무가 무성했던 섬.
음악과 사색, 그리고 치유의 의미를 담은 공간.
여수의 대표적인 힐링 명소로, 동백꽃 산책로와 등대,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섬.
하늘 위를 날고,
바다 위를 걷고,
섬의 숲길을 걸으며
나는 천천히 나 자신에게로 돌아왔습니다.
여수는 풍경이 아니라, 감정으로 기억되는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오동도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