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에 대하여

by 김산난



25.09.07 13:05

주변인의 취미를 따라다니다 내 것이 된

캠핑에 대하여.



음, 모든 것은 첫인상이 중요하지 않나.

나의 첫 캠핑은 대학 친구와의 바닷가 캠핑이었다.



친구는 주말마다 전국을 떠돌던 백패커였다.

나는 집에서 퍼즐 맞추고 놀던

500% 집순이었고.



후덥지근한 여름날 친구가 묻더라.

"나랑 바닷가에서 잘래?"

나는 금방 대답했다.

"헐 완전 좋아!"



그 시기 내게 캠핑의 동의어는 '노숙'이었는데,

나는 그 거친 단어에 호기심을 느끼고 따라나섰다.



"수영복이랑 너가 깔고 잘 매트만 챙겨와.

나머진 내가 챙길게."



그 해 여름은 이런 단어들로 기억된다.

작은 여성 두 명도 꽉 차는 얇은 텐트.

친구가 낑낑대며 펼쳐준 거대한 타프,

그 아래 후끈한 그림자 쉼터.



발가락 사이 잔뜩 낀 모래알,

온갖 보조 장비를 끼고 들어간 바닷속,

수영하느라 타는 줄도 몰랐던 내 빠알간 등,

샤워 후 텐트로 걸어오는 동안 다시 흐르던 땀줄기.



솔방울을 주워서 불을 지피던 어두운 밤,

눅눅해진 새우깡, 불 앞에 뒀더니 바삭해지던 식감.

앵앵거리던 밤 모기,

밤새도록 모래바닥을 치던 파도 소리.



한 번쯤 밖에서 자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여름의 노숙이 얼마나 불쾌한 것들로 가득 차는지.



편한 것이 단 하나도 없었지만

왜인지 나는 그 뒤로 계속 캠핑의 기회를 엿보고 다녔다.



두 번째 캠핑은 장비를 빌려 떠난 덕적도.

그날은 그늘 아래서 바다 멍 때린 기억뿐이다.

주면 먹고, 취하면 자고.



텐트를 치고 나면 의자와 테이블을 펼쳐

간식과 맥주를 꺼냈다.

접시가 비워지면 옆에서는 저녁 준비를 했고,

저녁을 먹고 나면 후식과 소주를 마셨다.



야근에 시달리고

산에서는 타임 어택에 쫓기던 나는

시간을 흘려보내는 캠핑이 어색했다.



"이게 전부야?"

"이게 전부야."



머무르던 일박 이일은 싱숭생숭했다.

뭘 하고 온 거지?



그런데 나는 그 의문을 쥔 채

텐트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캠핑의 매력을 정리하자면

노숙과 멍.


그게 전부다.

(흠 이렇게 맺어도 되나?)

14:15





월, 수, 금 연재
이전 07화필사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