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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사원 Apr 05. 2016

[김 사원 #4]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는데

김 사원이 대학교 2학년 때 한 학번 선배와 복도에서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다. 무심한 척 지나가던 (나이 차이가 한참 나는)두 학번 선배가 계속 두고 볼 수 없었는지 김 사원을 조용한 곳으로 불러냈다. 그리고는 ‘네 마음 이해하지만 선배한테 말대꾸한 거는 나중에 가서 사과해라’하며 타일렀다. 그 덕분에 김 사원이 마음을 고쳐먹고 말다툼한 선배에게 사과도 했던 그런 일이 있었다.


얼마 전 김 사원은 ‘윗사람이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네가 직급도 훨씬 아래고 나이도 어리니 좀 굽히고 귀엽게 굴어야 하지 않겠니’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에 ‘잘못한 사람은 뭐라 안하고 잘못한 걸 지적한 내 태도 가지고는 뭐라 하냐’고 꺼이꺼이 울며 항변한 일이 있었다.


'내가 어리니 좀 굽히고 들어가라구요? 나이가 많으시니 좀 어른답게 포용하시죠!'라는 말은 다행히 속으로만 외쳤다.


‘네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해 주던 선배는 이제 없다.

사과를 할 줄 알던 김 후배는 김 사원이 되었고 사과하는 법을 잊었다.

서로를 이해하며 깊고 멀리 볼 수 있는 사람이 이제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하루하루 늘어났다.


정말이지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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