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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Dec 19.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를 다시 사야 할 이유

DEX 사용기

1. 갤럭시 노트를 구입하다.

- 나는 지난 10월 갤럭시 노트10+를 구매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을 바꾸게 되면 갤럭시 계열을 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삼성페이를 제외하면 그다지 혁신적인 경험을 기대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돌고 돌아 갤럭시노트를 구매하게 되었다.  

- 우선 나에게는 액정이 큰 핸드폰이 필요했다. 내가 핸드폰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것이 글을 읽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5.2인치 액정을 가진 갤럭시S7은 액정이 작아 글을 보기에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나는 세컨드폰으로 미맥스3를 사용했다. 미맥스 3는 샤오미에서 제작한 6.9인치의 대화면을 가진 폰이었는데 미맥스3는 갤럭시S7을 쓰는 것보다 글을 읽기에 훨씬 나은 경험을 제공해주었다. 

- 그러나 이 핸드폰을 메인으로 쓰기에는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나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 편이었다. 그러나 미맥스3가 가진 카메라의 성능이 너무 떨어졌다. 3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좋은 카메라를 가진 핸드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결국 약정이 끝나가면서 나는 액정이 크면서 좋은 카메라를 가진 핸드폰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결국 당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이폰 XS MAX가 아니면 갤럭시노트10+밖에 없었다.

- 만약 주머니 사정이 좋았다면 아이폰 XS MAX를 샀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 256기가를 사려면 150만원을 줘야 하는데 알아보니 여러 경로로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도 생각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스마트폰에 100만원이 넘는 돈을 준다는 것에 나는 큰 거부감이 있었다. 거기에 비해 갤럭시노트10+는 훨씬 적은 돈으로 구매가 가능했다.(물론 여러 경로를 거쳐야 했지만..) 어쨌든 마케팅 전략 4P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PRICE 아니겠는가. 결국 내 손에는 갤럭시노트 10+가 쥐어지게 되었다.

- 그런데 여기서 나는 삼성페이를 넘어서는 의외의 수확을 거두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DEX FOR PC였다.


2. 카톡을 쓸 자유를 달라

- 최근 회사에서는 보안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USB 사용이 막힌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이다. 최근에는 카톡과 같은 메신저도 사용이 어려워졌다. 보안때문에 메신저 사용을 막는 것은 이해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카톡을 쓰고 있고 일을 위해서는 카톡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책상위에 업무용 PC 키보드, 스마트폰을 위한 키보드가 모두 올라와있게 된다. 책상 공간은 점점 좁아진다. 게다가 업무용 PC에서 정리한 내용을 카톡으로 바로 전송할 수 없으니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 DEX FOR PC는 이런 상황에서 PC와 스마트폰을 업무적으로 연결하는 아주 좋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3. DEX란? 

- DEX는 Desktop Experience의 약자로 2017년 삼성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을 PC와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이전에는 DEX STATION이나 HDMI케이블을 통해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었지만 DEX FOR PC는 PC에 USB 케이블만 연결하면 바로 연동되어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 덱스 사용 화면, DEX는 윈도우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한다.)


4. DEX FOR PC를 사용해보니 

- PC로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업무가 편해졌다 : DEX FOR PC를 설치한 후 USB를 핸드폰에 연결하면 DEX FOR PC가 바로 구동되면서 스마트폰과 PC가 바로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PC와 연결된 키보드와 마우스로 그대로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진다. PC로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OS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PC로 카톡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 한쪽에는 윈도우를, 한쪽에는  DEX를 띄워놓고 사용할 수 있다. 업무용 PC로 정리된 내용을 가지고 카톡으로 누군가와 업무적인 대화를 해야 할 경우 이전에는 PC에서 내용을 이메일로 보낸 다음 스마트폰에 이메일의 내용을 복사해서 카톡으로 보냈어야 했다. 그러나 PC에서 정리된 내용을 바로 카톡으로 옮겨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업무적으로 매우 편리해졌다.

- 약간의 딴짓도 가능해진다 : 일을 하면서 계속 일만하기에는 쉽지 않다. 잠깐 짬이나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려면 작은 화면으로 화면을 보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딴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눈치도 보인다. 그러나 DEX를 통해 PC에서 그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니까 계속 해서 업무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눈치가 덜 보이게 된다.


4. DEX를 통해 스마트폰의 미래를 상상하다. 

-카톡을 PC로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아주 큰 일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DEX을 통해 미래를 상상을 할수는 있었다. 앤디 그로브 인텔 명예회장은 "주머니 속에 들어가는 PC는 탐욕에 의한 망상에 불과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것은 스마트폰으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아직 스마트폰을 완전한 PC로 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이 진정으로 주머니속에 들어가는 PC가 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연산처리능력을 가진 CPU가 필요할 것이며, 더 나아가 PC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점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만 PC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PC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스마트폰과 PC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을 DEX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DEX는 PC와 비슷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DEX를 통해 간단한 문서 작업부터 영상편집까지 아주 기본적이지만 PC에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가능하다. DEX는 아직 PC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결국 하드웨어가 발전하고 이에 맞는 소프트웨어들이 갖춰지게 된다면 충분히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ADOBE에서는 프리미어의 기본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RUSH라는 앱을 출시했다. 만약 RUSH의 기능이 더욱 고도화되고 프리미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궂이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스마트폰은 최대 1TB까지도 외장메모리를 지원하는 스마트폰들이 많다. 사용자 경험이 PC와 비슷해진 스마트폰에 고용량의 메모리카드가 결합되면 진정으로 PC를 스마트폰이 대체하는 주머니속에 들어가는 PC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마우스가 갖춰진 스마트오피스에서 본인이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그대로 연결하여 업무를 계속해나갈 수 있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5. 새로운 혁신 경쟁을 기대하며

- DEX가 많은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선택의 이유가 된다고 한다면 애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작은 액정을 고집하던 애플도 갤럭시노트가 성공을 거두고 점점 큰 화면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그 고집을 꺾고 액정크기를 키울 수 밖에 없었다.

- DEX는 아직 초기단계이다. 그러나 만약 DEX 생태계에서 활용이 극대화될 수 있는 좋은 앱들이 개발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DEX가 스마트폰 선택의 큰 팩터가 된다면 애플도 이 흐름을 그대로 두고볼 수는 없을 것이다.

- 만약 애플도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PC와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면 DEX와 애플의 DEX 간의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하드웨어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적인 경험만 더욱 고도화된다면 PC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면서 언젠가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 DEX를 통해 단순한 하드웨어적인 경쟁이 아니라 PC를 완벽하게 대체하려는 새로운 디바이스 혁신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보며 아직 PC OS에 훨씬 미치지는 못하지만 DEX라는 시도 자체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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