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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Apr 06. 2020

배민 수수료 논란에 대해

오픈리스트 개편이 확률형 아이템의 착시현상 같아 보이는 이유

와이프가 배달의 민족 논란과

관련한 글을 보내줬길래 조금 찾아봤다.

살펴보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개편 논란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었다.


배달의 민족의 업체 노출 시스템은

오픈리스트, 울트라콜, 일반으로 나뉜다.

오픈리스트는 가입한 업체에 한해 랜덤으로 업체를 3개까지만 노출

울트라콜은 일정한 비용을 내는 업체는 모두 노출,

나머지 업체는 오픈리스트와 울트라콜 보다 더 아래에 노출시킨다.


배달의 민족 화면


온라인 게임은

낮은 확률로 원하는 카드를 구할 수 있는 소액 확률형 아이템(배민의 오픈리스트),

100%로 원하는 아이템를 구할 수 있는 정액 아이템(배민의 울트라콜),

등이 존재한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의 이번 수수료 개편은

오픈리스트를 가입하는 모든 업체가

오픈리스트로 상단에 보이도록 하고,

울트라콜은 그 아래로,

그 아래에 나머지 업체를 보여주는 것이니,


배달의 민족을 게임으로 치면,

소액 확률형 아이템의 가격을 일부 낮추고

확률을 일정 부분 더 높인 것 처럼 보이게 하면서,

게임 유저들의 대부분이 이 아이템을 사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과금 체제를 개편한 셈이 된다.


그런데 조금 이것이 과연 실제 업주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찾아보니 개편된 오픈리스트는 어쨌든

모든 가입 업체가 상위에 보일 수 있도록 한다지만

랜덤으로 그 순서를 뒤섞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최상위 오픈리스트에 나오는 업체 갯수를

3개에서 무제한으로 바꿨다고 해도

스마트폰의 물리적인 한계상 실제 상위에 나오는 리스트는

기존 3개에서 한 8개~10개 정도로 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분자인 화면 상단의 리스트 한계는

8개~10개로 약 2~3배 늘어나겠지만

분모인 오픈리스트 가입 가게 수가 그 이상으로 늘어나 버리면,

실제 오픈리스트에 가입한 가게가

화면 상단에 나오는 비율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오픈리스트로 처음 보이는 화면 상단에 조금 더 나오겠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오픈리스트에 가입해도

스크롤를 해야 찾아볼 수 있다는건 바뀌는게 없다.


그러나 가격을 6.8%에서 1% 낮추고,

가입하는 모든 업체가 오픈리스트에 보이도록 하겠다면

점주들에게는 화면 상단을 차지할 가능성은 높아지면서

가격은 낮아진 것 같은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거기에 이제는 오픈리스트에 가입하지 않으면

소수의 오픈리스트 - 울트라 콜 - 일반으로 배치되는 순에서

다수의 오픈리스트 - 울트라 콜 - 한참 하단의 일반으로 배치되어 버리니

일반에 위치하던 점주들은 어쩔 수 없이 오픈리스트에 가입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심지어 울트라콜은 그대로 놔둔다고 하니, 진정성은 더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차라리 배민이 외식업 발전을 위해서

조금 더 좋은 방안을 만들었다고 홍보하려면

오픈리스트, 울트라콜과 같은

돈에 의한 경쟁 시스템을 아예 없애고,

차라리 전화, 앱주문에 약간 차등적으로 수수료를

모두 낮게 부과하되 모두가 가입하게 하고,

(배민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화면에 나오는 방식은 가입된 전체 업체를

랜덤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하고,

화면 상단 구석에 존재하는 필터를

가입자들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위치와 크기를 변경하여

유저의 선호 조건에 맞는 주문이 가능하도록 하고,

리뷰를 남긴 유저들이 어떤 리뷰를 남겨왔는지

히스토리를 볼 수 있도록 하여(최근 네이버처럼)

허위로 리뷰를 남기는 사람들이 없어지도록

자체 정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개편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정리하자면 배민이 앱 내에서 위치 경쟁을 완전 없애고,

허위 리뷰를 정화시키는 쪽으로 개편했다면

외식업 발전에 더 공헌하는 좋은 앱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런 논란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배달의 민족이 배달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해왔고,

이를 통해 배달 시장, 외식업의 외연을 확장한 것도 사실이며,

좋은 기업 문화로 기업문화를 선도해왔으며,

기존 수수료 논란도 잘 헤쳐나왔으니 이번에도 잘 대처하리라 생각하지만,

이번 수수료 개편에 대한 언플은 개인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된다.


#배달의민족

#배민

#수수료

#오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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