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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Nov 18. 2020

(도서감상문)코끼리와 벼룩 - 찰스 핸디

미래의 나는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누구나 언젠가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는 독립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안전한 코끼리 등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요즘 나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일이 지루해지고,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들른 낯선 서점에서 정말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표지에 적힌 '독립생활자로 단단히 살아가는 법'이라는 말에 혹했다.


요즘 유튜브에는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롭게 먹고사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영상을 많이 홍보한다.(내가 거기에 관심이 있어서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 책이 그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먼저 자유로운 독립생활자의 삶을 살아간 선배로서 자신의 현재가 과거의 어떤 맥락을 통해 형성되었는지를 진솔하게 이야기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름 가치 있는 책이다.


20년 전에 발간되었던 책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본주의에 대한 예측과 통찰을 보여준다는 점도 놀라웠다. 어떤 통계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도 그는 기술의 발전과 노동의 변화에 대해 예견한다.(실제 2017년 미국의 프리랜서 비율이 전체 인구의 36%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20년 전 저자는 앞으로 대기업(아폴로형 회사) 앞에 놓인 과제로 구성원의 자율성, 혁신성 강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이야기한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과제들은 대기업들에게 어려운 숙제들이라는 점에서 피터 드러커가 찬사 한 그의 통찰력이 놀라웠다. 이 책에는 이를 포함해 2000년대 초에 예측한 자본주의의 미래, 즉 현재 자본주의의 모습을 거의 오차 없이 예견한다.


변화할(이미 그가 예견한 대로 변화한) 자본주의의 현실 속에서 그는 개인의 과제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제시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거대한 집단에 소속되지 않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일(집안일, 자원봉사, 학습, 운동 등)의 균형을 잡아 자유롭게 살아나가는 인생을 뜻한다. 저자의 포트폴리오 인생이 어떻게 구축되었는가를 살펴보면 나에게 와 닿는 특징이 3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1) 회사 생활을 통해 자신이 잘하는 것(교육, 경영 컨설팅)을 발견하고

2) 지속적인 학습(미국 MBA 등)을 통해 그것을 발전시켜 왔으며

3) 남들의 시선과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의 포트폴리오 인생은 갑자기 없던 것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만들어지고 완성되어 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회사 생활은 하루를 그럭저럭 넘겨야 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하고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일이 된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 많이 와 닿는 부분이었다.


나를 돌아보면 나 또한 그동안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년간 대학원을 다녔고, 작년에는 서비스디자인을 주제로 한 논문을 쓰고 대학원을 졸업했다. 관련된 부서로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이 어려워졌다. 올해는 일단 지금 있는 부서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국제의료마케팅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고 COVID19로 외국인 환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SNS 마케팅이나 환자 서비스 개선 등을 기획했다.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독서 나눔, 데이터 분석을 위한 파이썬 수업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모호한 현실 앞에서 지쳐가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이 책은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처음으로 되돌려 놓는 것 같다. 내가 해온 일들이 쌓여 미래의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1)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2) 내가 남들과 다르게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3) 지속적인 학습으로 탁월함을 가지게 되어야 미래의 내가 자유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코끼리와벼룩

#찰스핸디

#포트폴리오인생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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