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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Aug 01. 2018

오지 않은 미래의 혁신을 위한 디자인씽킹

로저마틴의 디자인씽킹 감상문

#1

보통의 기업들은 잘 되는 사업들을 지속하고 싶어 한다. 큰 조직일수록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잘 되는 사업은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기업 운영진은 더욱 보수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려고 한다. 그것은 기업을 운영하는 CEO 뿐만 아니라 주주나 이사와 같은 이해관계자들도 그러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누군가가 신 사업을 제안했을 때 그가 가장 먼저 부딫치는 질문은 이것이다. ‘이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근거가 있는가?’


#2

우리는 최근 빅데이터에 주목한다.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깨닫고 조직들도 여기에 많은 투자를 하려 노력한다. 데이터는 과거에 만들어진 기록들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것들이 많은 양으로 쌓여있는 것이 빅데이터이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향후 패션 트렌드를 예측한다거나, 새로운 사업의 근거로 사용하려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최근에 주목받는 가장 강력한 ‘근거자료’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이것들이 바로 과거의 사례들이자 기록들이라는 것이다. 오지 않은 미래를 과거의 자료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미래는 미래가 와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여기에 대해 배달의 민족을 성공시킨 김봉진 대표가 이야기 한 내용이 와닿는다.


“사실 처음부터 타깃을 명확히 하고 시작했다. ‘주로 배달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누굴까? 혼자 사는 자취생이나 대학생들. 주로 20~30대 초반일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직장에서도 주로 주문은 막내 담당이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20대나 30대 초반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수치로 고객을 분석하지 않는다. 그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나서 어떤 감정을 느낄 것 인가에만 집중한다.”

(http://www.itworld.co.kr/news/82393?fb_comment_id=474360019317141_3052821

#fbc8750c5e7cd4#csidx47d09670566233bb2578f345de5f997)


김봉진 대표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답을 분석적 사고가 아닌 직관적 사고에서 찾았다. 배달의 민족이 성공할 것이라는 근거는 과거 데이터, 통계, 사례를 통해서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그는 새로운 것을 상상했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했으며 그것을 실행했다. 그것이 현재가 된 미래에 성공한 것일 뿐이다.


#4

디자인씽킹은 IDEO의 팀 켈러가 2008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개념이다. 디자인의 정의가 다양하듯이 디자인씽킹에 대한 정의도 다양하게 주장되어 왔다.  이번에 읽은 책인 로저 마틴의 ‘디자인씽킹’에서 저자는 디자인씽킹에 대한 그만의 정의를 내린다.


그는 먼저 미스터리 - 경험규칙 - 알고리즘으로 이어지는 지식생산필터를 설명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니즈, 문제점이 혼돈상태에 있는 것을 미스터리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규칙을 찾아내는 것을 경험규칙이라고 부른다. 그 경험규칙을 정교한 시스템으로 다듬는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처음에는 미스터리에서 경험규칙을 발견하고 알고리즘화하지만 점차 보수적인 기업운영으로 인해 기존의 알고리즘에만 집착한다는 것이 로저마틴의 지적이다.


또한 그가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신뢰성과 타당성이다. 신뢰성은 예측 가능한 결과를 산출하는 것이다. 이전의 사례를 찾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다. 타당성은 원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정의가 아주 명확하지는 않지만 타당성은 즉 관찰하고 상상하면서 귀추논리를 통해 결론을 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분석적인 기존 사례나 데이터는 없다. 하지만 미래를 상상하고 추론하면서 미스터리에서 경험규칙으로, 알고리즘화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보통의 기업들은 타당성을 뜬구름잡는 소리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신뢰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식스시그마가 혁신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항상 상상하고 추론하기만 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존립 기반마저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여기서 로저마틴은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 그리고 타당성과 신뢰성 사이에서 효과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디자인적 사고라고 이야기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창조적이면서도 긴밀하게 사고하는 것이다.


#6

이 책에서는 디자인적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P&G를 꼽는다. P&G의 경영악화가 계속되자 이사진은 래플리를 최고 경영자에 앉힌다. 래플리는 디자인전략 및 혁신담당 부사장으로 클라우디카 코치카를 임명하고 기업 내부에 디자인적 사고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각 부서에 디자이너를 배치하여 사업에 목소리를 내게 하고 모든 조직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디자인적 사고를 확산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디자인워크를 만들어서 전사적으로 운영했다. 기본적인 업무 내용들을 알고리즘화하여 알고리즘에 집착할 수 있는 고위 엘리트들을 미스터리 해결작업에 투입하고 기존 영역들은 하위 담당자들이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P&G의 매출액, 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디자인적 사고는 P&G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7

과거의 사례, 데이터를 돌파하여 새로운 혁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귀추, 즉 상상력,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리더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적 사고를 직접 이끌어 가던가 아니면 디자인적 문화를 지키는 ‘수호천사’가 되어야 한다. 또한 그러면서도 기존 사업 영역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당성과 신뢰성 사이에서의 균형감각은 CEO가 가져야 할 기본 능력이다.


#8

디자인이라는 말은 참 모호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위키백과에도 너무나 많은 영역에서 디자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의가 없다고 할 정도이다. 디자인씽킹이라는 단어도 가장 유명한 D-SCHOOL의 정의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씽킹에 대한 생각들이 존재한다. 로저 마틴의 디자인씽킹도 완전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적 사고를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디자인씽킹을 위한 좋은 기본 태도를 말해준다.


최종적으로 어디에 닿을지도 모른채 복잡한 현상에 맞서면서도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열린태도야 말로 디자인적 사고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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