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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Oct 21. 2021

드라마 연모(KBS)

왠지 본 것 같지만 본 것 아닌 본 것 같은 안본 것

넷플릭스나 보며 점심식사를 하려고 앱을 켜보니 연모라는 드라마가 새로 올라왔단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은빈 배우가 출연한다는 점이 좋긴 했는데, 킹덤이 아닌 이상 더는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사극 장르를 봐야 할까 싶긴 했다. 그래도 볼만한게 없어서 일단 앞부분을 보고 계속 볼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우선 초반 드라마의 배경 설명이 상당히 빠르다는 점은 괜찮았다. 생각보다 전개가 빨라서 지루하진 않겠다는 기대감은 있었다.


그런데 보면 볼 수록 '너무 뻔뻔하게 뻔하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단 몇십분만에 쌍둥이의 우연을 빙자한 조우가 너무 빠르게 이뤄지는데, 너무나도 뻔한 클리쉐를 사용했다는 것에 정말 깜짝 놀랐다.(여기서 딱 하나만 스포하자면 정말 일부러 떨어지려고 나무에 걸린 빨래에 손 뻗는거 같더라..) 내가 지금 몇년도에 살고 있는건가 싶었다.(아니면 이 드라마가 한 10년전 드라마인건가?) 2021년에 이런 뻔한 클리쉐를 뻔한 전개가 예상되는 멜로 사극에서. 순간 나는 너무 놀라 넷플릭스를 꺼버렸다.


눈을 감으니 그 다음 스토리가 상상이 되었다. 쌍둥이의 엇갈린 운명, 여장 남자,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 궁중의 암투, 모든 것이 아름답게 끝나는 마무리.. 내가 아무리 박은빈 배우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 드라마를 보는데 시간을 더 써야 하나 싶었다. 스토리가 뻔한 건 멜로 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쩔 수 없겠지만 그 표현 마저 너무 뻔하게 하는 건 좀 아닌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기사를 보니 최근 한국 드라마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미드는 스토리의 치밀함에 더 집중하지만 한드는 스토리가 부실한 반면 인물의 감정에 더 집중한다. 로맨틱한 감정에 빠지길 원하는 시청자에게 관찰자가 아닌 인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착각을 주면서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한국 로맨스물은 꽤 괜찮은 평가를 받나보다. 그런데 이게 정말 괜찮은건지, 잠깐의 신선함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 콘텐츠는 인물만큼 스토리의 탄탄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내가 그 동안 봤던 사극들을 생각해봤다. 한국사 전공이라 역사에 관심이 많아 사극을 참 많이 봤다. 태조 왕건 처럼 정통 사극도 있었고, 해를 품은 달과 같이 판타지 멜로도 있었다. 그 중에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건 해를 품은 달과 같은 멜로였던 것 같다. 그렇기에 뻔한 스토리 전개를 감수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변화무쌍한 변화를 즐기는게 한국 드라마만의 맛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토리 뿐만이 아니라 표현마저 뻔한, 뻔하디 뻔할 것이 예상되는 이 드라마를 봐야 할까나.


참고 사이트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0190813000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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