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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Nov 02. 2018

이제 내가 갤럭시S를 사지 않아도 될 이유

제로페이에 대해

삼성페이 : 헤어지지 못하게 하는 기능, 떠나가지 못하게 하는 기능

핸드폰을 갤럭시 S7으로 바꾼지 2년이 넘었다. 1년만에 메인보드가 고장나 20만원이 넘는 지출이 있었다. 당장이라도 바꿔버리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2년을 넘겼고, 여러 사정으로 1년을 더 쓰기로 했다. 그래도 언제든지 핸드폰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리뷰 사이트를 종종 들어가 본다.


(UNDERKG.COM은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정말 많은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생겼고, 중국 스마트폰의 발전이 눈에 띈다. 심지어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을 사려고 고민하다보면 하나 걸리는 점이 있어 주춤하게 된다. 사람들이 왜 아이폰에 열광하는지 고민하며 아이폰으로 바꿔볼까 하다가 역시 하나 걸리는 것이 있어 주춤하게 된다.



그건 바로 삼성페이이다. 한 2년 전만 해도 삼성페이를 쓰는게 정말 신기해보였다. 그러나 요즘은 편의점에 가면 카드결제와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횟수가 거의 비슷해보인다. 삼성페이는 간편 결제 시장의 최대 강자가 되었다. 18년 3월 누적 결제액이 18조를 넘어섰고, 월 평균 결제액이 7200억원이 넘는다. 간편 결제 시장의 4강이라는 삼성페이와 네이버, 카카오, 페이코를 비교해보면 나머지 셋을 합쳐도 삼성 페이를 넘지 못한다.


삼성페이는 정말 편리하다. 앱을 켤 필요가 없이 바로 카드를 꺼내 결제할 수 있다. 이제는 거의 삼성페이를 받지 않는 곳이 없다. 지갑이 필요 없어졌다. 깜빡하고 지갑을 갖고 나오지 않아도 핸드폰만 있으면 결제도, 버스 탑승도 모두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을 통한 경험 중 상당히 획기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점차 떨어져가는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을 지탱하는(특히 한국에서) 효자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삼성페이는 가입자 수가 950만명 정도라고 한다. 가입자수가 950만명이라는 것은 스마트폰 판매량도 950만대라는 것을 의미한다.(그것도 프리미엄급으로) 최소한 삼성페이를 한번 써보면 다음 핸드폰을 선택할 때에도 삼성 핸드폰을 생각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아이폰은 한국에서 페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LG도 페이 기능이 있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선택의 이유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 핸드폰도 삼성 스마트폰으로 구매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올해 말부터 제로페이가 상용화 된다고 한다.


제로페이?


(제로페이의 결제 방식)


제로페이는 정부와 민간 사업자가 손을 잡고 추진하고 있는, 기본적으로 QR코드를 통한 결제 방식이다. 각종 페이 앱을 통해 가게의 QR코드를 읽고 비용을 입력하면 앱에 연동된 계좌에서 비용이 해당 사업자에게 지불되는 방식이다. 또는 바코드 형태의 결제코드를 제시하거나 NFC를 통한 결제도 가능하다고 한다. 중간에 신용카드가 중개되는 삼성페이와 달리 제로페이는 은행간에 직접 이체가 되는 방식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알리페이가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노점상에서도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중국은 우리보다 더 빨리 현금이 필요없어진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중국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제로페이는 많이 늦게 시작된 것이다.


제로페이 VS 삼성페이

삼성페이는 특수한 마그네틱 장치를 핸드폰에 장착하여 마그네틱 결제가 가능한 POS기에 마그네틱 정보를 전달하여 카드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다만 특수한 마그네틱 장치가 장착된 삼성 프리미엄 폰만 사용가능하며, NFC 결제 방식도 있지만 일반 결제에서 많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는 기존 페이 앱 중 하나를 골라 설치한 후 추가된 제로페이 기능을 통해 은행을 연동시켜 놓으면 어떠한 핸드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심지어 원가 절감을 위해 NFC를 뺀 핸드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제 NFC가 막혀있는 아이폰도 쉽게 간편 결제가 가능해진다. 가맹점에서도 특수한 장비가 필요없이 기존 POS를 업그레이드 하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여기에 정부와 협약 기관인 각종 페이(네이버, 카카오 등)이 직접 나서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가맹점 가입 및 확산 속도도 상당히 빠를 것이라고 기대된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신용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현금 영수증 매출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부가가치세 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가맹점 가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4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가 15%, 체크카드가 30%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혜택이다. 제로페이가 시작되면 마케팅 노력에 따라 빠른 사용자 수 증가가 기대되는 이유다.


결론 : 삼성페이가 필요없는 시대,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다만 삼성페이는 상당히 직관적이다. 핸드폰을 켜고 카드를 올리고 지문 인식을 하면 끝이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앱을 켜고, 판매자의 QR코드를 인식하고, 금액을 입력한 후, 이체된 금액을 확인시켜줘야 하는 방식이다. 삼성페이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시간도 더 걸린다. 사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삼성페이는 제로페이보다 훨씬 앞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정부 관심사업이고, 삼성페이를 제외한 나머지 페이 사업자들이 협력 업체로 함께 하고 있으며, 판매자나 소비자나 서로 이득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사용성에 대한 부분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고 하면 삼성페이를 궂이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가 된지 오래다. IOS는 안드로이드와는 다른 시장이다. 새로운 아이폰에 200만원을 책정해도 사람들은 줄을 선다.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들의 약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삼성은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다. 하드웨어를 아무리 강화해도 가격이 100만원이 넘어가면 소비자의 원성을 산다. 여기에는 같은 성능에 훨씬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 중국 업체 등의 역할이 컸다. 거기에 이제는 삼성 스마트폰만의 차별화된 경험이었던 삼성페이가 제로페이로 인해 새롭지 않은, 궂이 필요없는 기능이 되어버릴 처지에 놓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그동안 패스트무버가 아니었다. 애플이 앞서나간 시장을 쫒아가는 형국이었다. 그렇게 거의 10년이 지났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남긴 애플만의 경험으로 차별화되어 저만치 떠나버렸고, 뒤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쫒아오지만 삼성은 경험보다는 더 나은 하드웨어에만 집착해왔다.(물론 펜을 활용한 갤럭시 노트는 차별적 요소가 있지만 펜은 PDA폰부터 존재하던 것이었다.)


(후면에 스크린을 장착한 ZTE 누비아 X)


(전면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Oneplus6T)


그런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경쟁은 이제 거의 끝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 나올 갤럭시 S10에 들어간다던 화면 지문인식은 이미 중국 업체인 Oneplus에서 먼저 새로운 핸드폰을 통해 선보였다. ZTE는 이번에 나온 누비아 X를 통해 뒷면에도 디스플레이를 달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오히려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새로운 경험의 측면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조금씩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심지어 가격 경쟁력에서도 중국 스마트폰이 앞서나가고 있다. 스타일링에서도 중국 스마트폰은 이제 크게 밀리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보안 문제만 아니면 중국 스마트폰도 얼마든지 선택의 범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제 차별화된 경험이었던 삼성페이마저 제로페이로 인해 무력해지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 또는 그 이상의 새로운 시장을 통한 혁신이 없다면 삼성 스마트폰의 미래는 더 어두워질 것 같다.


최소한 나에게는 다음 핸드폰을 궂이 삼성 스마트폰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 같다.

(아이폰으로 넘어갈까..)


PS : 제로페이의 확산을 보며 카드사들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소비자들이 편리성, 혜택을 생각하면 신용카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신용카드 혜택은 소비자에게 와닿지 못한다. 나부터도 스타벅스 커피가 한달에 1번 무료인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잘 쓰지 않는다. 생활과 밀접하게 결합된 카드를 통한 경험 제안이 없다면 최소한 나에게는 신용카드를 쓸 이유가 완전히 없어질 것 같다. 물론 제로페이가 직불형식이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쓸 사람들은 쓰겠지만 말이다.(이건 거의 신용카드를 안쓰는, 쓰더라도 쓰자마자 바로 선결제해버리는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 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다.)


참고자료

https://namu.wiki/w/%EC%A0%9C%EB%A1%9C%ED%8E%98%EC%9D%B4

https://news.joins.com/article/22888657

https://medium.com/@JUYOUNG/%EC%95%8C%EB%A6%AC%ED%8E%98%EC%9D%B4%EC%9D%98-%EC%A4%91%EA%B5%AD-%EC%9D%B4%EC%95%BC%EA%B8%B0-f99f5633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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