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은 1집 솔로 피아노 앨범_Passenger(여행자)
‘Passenger’의 원래 제목은 ‘Snowflakes’, ‘눈꽃’이었다.
나는 곡을 쓸 때 제목을 먼저 정하고 곡을 쓰는 타입은 아니다. 그냥 떠오르는 이미지와 단상들을 머릿속에서 그리면서 멜로디와 코드를 동시에 스케치하고 코드와 멜로디를 좀 더 수정하는 편이다.
의뢰를 받아서 편곡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곡을 쓰면서 편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편이고, 편곡이라고 함은 스케치한 리듬, 멜로디, 코드에 색을 입히는 작업으로 악기 편성과 그 악기들에게 제 역할을 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편곡 작업에서 기본 리듬, 멜로디, 코드에 전격적으로 변화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아예 다른 곡이 재탄생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차분한 베를린의 한 도시에서 집주인이 다 외출한 텅 빈 거실에 놓여있는 아담한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나만큼이나 목적 없이 나른해하는 이 집의 또 다른 주인장 ‘고야(Goya)’와 둘이 남아 시키지도 않은 곡을 써 내려갔다.
.
.
.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작정을 하고 나서야
2014년 첫 앨범 후 장장 4년 만에,
피아노 앞에 앉아,
나는 나를 위한 곡을 쓰고 있다.
멜로디와 코드, 곡의 형식을 한 번에 완성했고 편곡은 너무 쉬웠다. 나 혼자 다 하면 되니까
내가 쓰고, 내가 치고, 내가 녹음하면.
너무 간단했다.
그 날의 쓸쓸하면서도 청량한 내 기분을 이 곡을 실었다.
그래서 너의 이름을 나는 Snowflakes라고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