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라는 건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2013.07.25)
삶을 살다보면 시간이 지나고, 문득 나이가 든다는 것에 슬픔과 두려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을 맞이할 때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이게 된다.
"나는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게 될까?",
"10년 뒤에 나는 어떤 모습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을까?" 모든 불확실성은 두려움과 걱정이라는 큰 괴물을 만들어 낸다.
그러다가 '순리'라는 말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꽃을 보기위해 여름, 가을, 겨울을 기다린다. 꽃이 항상 핀다면 우리는 꽃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가장 찬란한 모습일 때 지는 꽃을 보고 우리는 아름답다라고 말한다. 꽃을 보며 "순리"라는 단어를 표현하기에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흘러 청년에서 아저씨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고 이러한 자연스러운 과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순리이고 아름다운 일이다.
또 다시 시간의 흐름에 문득 무서움을 느낄 때 순리를 생각하며 아름다운 인간이 되기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