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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Aug 01. 2022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첫 관문 ‘그리스 신화’

이주헌 <신화의 미술관>(아트북스, 2020)


저자 이주헌은 자타공인 국내를 대표하는 미술 안내자입니다. ‘○○의 미술관’이라 이름 붙인 꽤 많은 미술 안내서를 냈죠.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미술책과 달리 저자는 미술 또는 그림 자체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인이 쓴 통사로서의 미술사로 양정무의 <난처한 미술이야기>를, 개별 주제로 접근한 미술 안내서로 이주헌의 저작을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이 책이 지닌 미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단단한 공부 위에 서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첫 관문은 신화입니다. 신화를 모르고는 서양미술사, 더 좁게는 중세 이전 서양미술로 나아갈 수 없죠. 저자는 한국인 연구자의 방식으로 그리스 신화를 아주 깊이 연구하고 이해한 뒤에 이 책을 썼습니다. 그 많은 신의 계보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 대목들이 대표적입니다. 단단한 공부가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죠.    

 

둘째, 글과 그림이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이룹니다. 대개 미술책이 노정하는 가장 큰 약점이자 결점은 글과 그림이 따로 논다는 데 있습니다. 도판 없이 서술만 해놓은 사례, 도판이 있는데도 그림 해설이 부실한 사례가 꽤 많죠. 입문서라면 안내한다는 목적에 충실해야 하는 법입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불필요한 지면 낭비가 없습니다. 도판 해설에 대단히 충실합니다.     


셋째, 새로운 그림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대개의 미술책이 노정하곤 하는 또 하나의 결점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들을 골라서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그건 그저 에세이에 불과한 것이지 엄밀한 의미에서 미술책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수많은 그림을 소개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책에 수록된 도판 가운데 꽤 많은 수는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다른 미술책에선 보지 못했던 것들일 겁니다. 그만큼 도판의 다양성이 아주 훌륭하죠.     


그런 의미에서 미술 작품으로 신화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안내서로 저는 주저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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