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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Aug 10. 2022

위대한 고전의 샘은 마르지 않는다

주수완 《미술사학자와 읽는 삼국유사》(역사산책, 2022)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성경을 읽으면서, 우리는 끝없이 눈을 씻고, 또 의심합니다. 사실일까, 허구일까. 믿어도 좋은가, 믿지 못할 이야기인가.     


신화와 성서의 세계는 ‘상징’의 세계입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가득하죠. 만약 ‘사실’에 입각해서 옛 기록을 대한다면 역사도, 이야기도 한없이 빈곤해지고 말 겁니다. 결국, 신화와 성서도 인간이 만들어냈다는 자명한 ‘사실’을 이해한다면, 그 안에 담긴 오묘하고 신비로운, 때론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기록조차도 그걸 쓴 사람이 어떤 뚜렷한 ‘목적’과 ‘의도’를 담고 있음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삼국유사》를 다양한 필요 때문에 정독했습니다. 물론 한두 번 읽는 거로 만족하지는 않습니다. 두고두고 참고해야 할 중요한 기록이니까요.     



불교에 관한 이해가 없이 이 책을 읽는 것이 조금은 버거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불교를 잘 모른다고 독서에 크게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삼국유사》를 좀 읽어봤다고 자랑할 일이 못 되는 게,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얼마나 《삼국유사》를 꼼꼼하게 읽었는지 저절로 알게 됩니다. 파고 파고 또 파다 보니 아주 그럴듯한 이야기가 솟아납니다. 그것이 우리가 고전(古典)이라 부르는 것의 힘이 아닐는지.     


저자 스스로 끝에 적어놓은 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신화를 합리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한 것도 있고 때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삼국유사의 그 어떤 내용도 허투루 써진 것이 없음을 강조하고 자 했다그것이 우리가 고전을 읽고 다시 또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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