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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Nov 11. 2022

황창배, 시대를 아득하게 앞서간 예술가

<황창배>(동덕여자대학교, 2003)


유족의 배려로 손에 넣은 고(故) 황창배 작가의 도록입니다. 생전에 작가가 강단에 섰던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열린 2003년 회고전에 맞춰 펴낸 귀한 화집입니다. 황창배 작가를 기억하는 이들의 글과 더불어 197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대통령상 수상작인 ‘秘 51’부터 드로잉, 글씨, 전각까지 황창배의 예술 세계를 일별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황창배 작가는 시대를 멀찌감치 앞서간 예술가였습니다. 황창배의 작품들을 시대순으로 죽 돌아보면 같은 작가의 작품이 맞나 싶게 표현도, 기법도 천차만별입니다. 그것이 황창배의 예술이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아쉬움도 없지 않습니다. 황창배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황창배라는 작가의 업적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황창배 작가에 대한 온당하고 진지한 평가가 절실합니다.


도록에서 그림 몇 점을 가져왔습니다. 황창배의 그림으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수탉과 더불어 ‘곡고택(哭高宅)’이란 글자가 적힌 1990년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1994년 <무제>는 화가의 자화상 같은 작품이고, 1999년 작 <처자도(妻子圖)>에는 아내와 자식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황창배의 작품 가운데서 1997년 북한 문화유산 조사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그린 일련의 그림들은 퍽 훌륭할 뿐 아니라 미술사적 가치도 큽니다. 1998년 작 <박연폭포>만 봐도 절정에 오른 화가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됐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북한 연작을 소개하는 것으로 황창배를 알리는 출발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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