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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Jan 07. 2024

1세대 섬유공예가 이신자의 예술 세계

[석기자미술관]⑫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신자, 실로 그리다>


도슨트 설명과 전시장에 발을 들인 시각이 공교롭게도 겹쳤다. 평소 도슨트 설명을 듣지 않지만, 이 전시는 그래서 예외로 하기로 했다.     


이신자는 우리나라 1세대 섬유공예가로 꼽힌다. 섬유예술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 이미 다양한 재료로 자기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선구자다. 바느질이 무슨 예술일 수 있느냐는 편견에 맞서 섬유예술의 폭과 깊이를 확장했고, 그런 작가적 여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한 교육자였다. 


    

이신자 <딸의 초상>, 1962, 면에 면사, 모사, 오일 크레파스; 자유기법, 작가 소장


이신자 <자연의 이미지 I, II>, 1965, 면에 면사, 모사, 견사, 화학염료; 남방염, 자유기법, 서울공예박물관


이번 전시는 반세기를 헤아리는 작가의 생애와 예술을 회고하는 자리. 1부 <새로운 표현과 재료>에서는 1955년부터 1969년까지 초창기 작업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작가를 대표하는 태피스트리 작업을 모았다. 1972년 이신자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출품한 <벽걸이>(1971)는 우리나라 태피스트리의 출발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된다. 3부 <날실과 씨실의 율동>은 1984년부터 1993년까지 원숙기에 이룬 예술을, 마지막 4부 <부드러운 섬유-단단한 금속>은 태피스트리에 금속을 고정한 새로운 작업을 보여준다.     


이신자 <부활>, 1977, 모사; 태피스트리, 국립중앙박물관


이신자 <청아>, 1980년대,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이신자 <메아리>, 1985, 모사, 금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이신자 <여명>, 1980년대, 모사; 태피스트리, 작가 소장


작품의 앞과 뒤를 다 볼 수 있도록 과천의 원형전시장을 활용한 것이 특징. 전시장 중앙 기둥을 빙 둘러 설치된 가로 19m의 대작 <한강, 서울의 맥>은 작가가 1990년부터 1993년까지 장장 3년에 걸쳐 완성한 사상 최대의 섬유예술 작품이다. 벽에 걸린 <연관>이란 작품은 언뜻 전광영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신자 <한강, 서울의 맥>, 1990-1993, 모사, 합성사; 태피스트리, 국립중앙박물관


이신자 <연관>, 1989, 펠트, 종이, 면사, 화학염료; 염색, 재봉, 자유기법, 작가 소장


전시 정보

제목이신자실로 그리다

기간: 2024년 2월 18일까지

장소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원형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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