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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Feb 13. 2024

일본에서 돌아온 안중근 의사 유묵, 이번엔?

[석기자미술관]㉑ 서울옥션 <제177회 미술품 경매> 프리뷰

Lot. 111, 안중근, 1879-1910,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 33.8×137.2cm, 1910년 3월, 6억 원–12억 원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가 19억 5천만 원에 낙찰되며 안 의사 유묵 가운데 최고가 기록을 썼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돌아온 안 의사의 또 다른 유묵이 새해 서울옥션 경매에 나왔다. 人心朝夕變 山色古今同.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의 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뜻이다. 1910년 3월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가 쓴 글씨다. 추정가는 6억 원에서 12억 원이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쓴 글씨는 200여 점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60여 점이다. 2022년에 유묵 5점이 보물로 지정되면서 같은 위상을 갖는 안 의사의 유묵 31점이 일괄 보물이 됐다. 한 개인이 남긴 것으로는 유례가 없는 경우다.     


Lot. 122, <청자상감비천송하탄금인물문과형매병>, 25.5×38.5(h)cm, 고려 시대, 10억 원–25억 원


이번 서울옥션 경매 출품작 가운데는 고미술품이 여럿 주목된다. 상당한 격조를 보여주는 고려청자 <청자상감비천송하탄금인물문과형매병>이 대표적이다. 전체적으로 넉넉하고 풍만한 외형에 위아래로 여섯 줄의 골이 파인 참외 모양을 이룬다. 비색으로 표현되는 피부색도 고급스럽기 그지없으려니와 능화 형의 창을 내고 그 안에 다양한 그림을 새겨넣은 청자매병은 남아 전하는 예가 극히 드물어 희소성 또한 크다. 추정가는 10억 원에서 25억 원이다.     


Lot. 125, <나전국당초문사경함>, 17.5×12.3×12.5(h)cm, 고려 시대, 3억 원-5억 원


고려시대 나전 유물인 <나전국당초문사경함>도 주목된다. 고려가 낳은 대표적인 예술품 가운데 손에 꼽는 나전은 현재까지 남아 전하는 유물이 20여 점에 불과해 희소가치가 매우 크다. 출품작은 가로 17.5, 세로 12.3, 높이 12.5cm로 최근까지 국외에서 환수한 것들보다 크기가 작아 아담하면서도 고려 나전 특유의 격조를 고스란히 간직한 명품 중의 명품이다. 추정가는 3억 원에서 5억 원.     


Lot. 112, <용호도>, ink and color on paper, 145×79.6cm, 3억 원-3억 5,000만 원


세로 79.6, 가로 145cm로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용호도>는 제목 그대로 용과 호랑이를 한 화면에 그린 것이다. 새해를 맞아 제작한 세화(歲畫)이거나 장식화로 그려졌을 것인데, 그림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아 이 부류의 민화 또는 장식화로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더욱이 색채를 비롯해 작품의 보존 상태도 좋아 가치를 더한다. 추정가는 3억 원에서 3억 5천만 원.     


Lot. 116, <백자청화고양이형연적>, 8×5.8×9.6(h)cm, 조선 시대, 4,500만 원-6,000만 원


시와 그림이 짝을 이룬 추사 김정희의 <시고, 묵란도>, 서산 유운홍의 <서원아집도>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고미술품 가운데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백자청화고양이형연적>이다. 연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고양이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표현한 예는 내가 과문한 탓도 있겠으나 그동안 본 적이 없다.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튼 모습이 어쩌면 저렇게 자연스러운지. 서글서글한 눈매 하며 입에 물구멍을 낸 장인의 살뜰한 솜씨가 돋보인다. 추정가는 4천5백만 원에서 6천만 원이다.


Lot. 53, 데이비드 호크니 <The Chairs>, 107×175.6cm,  ed.17/25,  2014


해외 작가의 작품으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의자>가 눈에 띈다. 이 작품은 호크니의 로스앤젤레스 작업실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호크니는 2014년에 같은 사진을 이용해 이와 같은 상상의 장면을 디지털로 작업했다. 호크니의 예술 세계를 다룬 책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시공사 2022)에도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 다른 작품 <4개의 파란색 의자>(2014)가 소개돼 있다. 호크니의 작품은 주지하다시피 어마어마한 몸값 때문에 원화를 손에 넣기란 언감생심이고, 이 작품 역시 25개 에디션 가운데 하나인데도 추정가가 7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나란히 출품된 <어머니 초상> 역시 호크니의 에디션 작품이다.     


국내 작가의 작품으로는 백남준, 윤형근, 김환기, 박수근, 서도호, 김강용, 김수수, 황염수, 최병소, 장마리아, 이대원, 권옥연, 오치균, 김태호, 김구림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Lot. 7, 황염수 <장미>, 캔버스에 유채, 12×17cm
Lot. 29, 권옥연 <여인>, 캔버스에 유채, 40.9×32cm, 2001
Lot. 32, 김구림 <음양 8-S .26>, acrylic and collage on digital printed canvas, 79×99.5cm,  2008
Lot. 45, 백남준 <Dogmatic>, 51×94.5×108.5(h)cm,  1996
Lot. 4, 김수수 <불>, 캔버스에 유채, 116.8×80.2cm, 2023



경매 출품작은 2월 15일(목)까지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이후 17일(토)부터 경매 당일인 27일(화)까지는 분더샵 청담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전시 정보

제목: 서울옥션 <제177회 미술품 경매> 프리뷰

1차: 2024년 2월 25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2차: 2024년 2월 17일~27일 신세계갤러리 분더샵 청담 지하 1층

출품작: 96점, 낮은 추정가 약 110억 원

문의: 02-39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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