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자미술관]⑳ 이길래 개인전 <생명의 그물망>
이길래는 지난 30년간 기계시대를 상징하는 동파이프를 재료로 사용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소나무와 자연물을 형상화한 조각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생성원리를 표현하며, 자연과 인공 사이의 경계를 해체하여 다름을 넘어서 모두가 함께 존재하고 조화를 이루는 통합적 세계관을 제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나무 뿌리와 무생물인 돌덩어리의 대비와 조화를 통해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인간과 자연, 기계와 자연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서로 보완하고 상호작용하며 지구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들은 절대적 의미에서 살아있음과 죽음이 아니다. 생(生)과 사(死)는 물성의 현 상태로 인식을 해야 하며, 이것은 결국 유기체적 속성을 순환의 논리로 바꾸는 기반이 된다. 그래서 나무는 돌이고 돌은 나무가 된다. 자연은 그들 자체로 생명의 순환 안에 놓여 있고, 때로는 융합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한다. (…) 이번 작업에서는 나무를 조형의 형태로 살아 오던 그동안의 작업의 연장선이자 생물과 무생물이라는 대비되는 물성으로서 돌을 가져왔다. 나무와 돌을 이러한 대비적 개념을 넘어선 순환이 고리로 인식하고 하나의 생명이라는 동질개념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것은 세상(인간)을 이해하는 또 다른 맥락일 수 있다.”
4층 전시장 끝에 걸린 이길래 작가의 드로잉은 어엿한 단색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