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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Mar 14. 2024

노르망디에서 발견한 호크니의 작은 천국

[석기자미술관]㉚ 서울옥션 3월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 프리뷰

‘Beuvron-en-Auge, Panorama’ (2019) © David Hockney/Galerie Lelong


2019년 봄, 데이비드 호크니는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의 호젓한 마을에 있는 전원주택을 사 작업실로 꾸몄다. 그리고 매일 아침 가까운 뵈브홍-엉-오쥬(Beuvron-en-Auge)라는 마을의 작은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국경이 닫히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프랑스에 장기간 머물 수밖에 없게 된 화가의 노르망디 시절을 담은 책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Spring cannot be Cancelled>(시공아트, 2022)에서 호크니는 이렇게 말했다.     


“거의 매일 아침 뵈브홍-엉-오주라 불리는 근처 마을의 작은 식당에 가죠. 프랑스에서 가장 예쁜 마을 중 하나입니다. 사실 그 식당은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카페입니다. (중략) 실제로 나는 로스앤젤레스에 있을 때보다 더 잘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흡하기가 훨씬 더 수월합니다. 그래서 기분이 훨씬 더 좋죠. 나는 내가 천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드로잉에 진심인 호크니는 자기가 발견한 작은 천국을 수없이 그렸다. 2019년에 완성한 호크니의 작품 <뵈브홍-엉-오주 파노라마>는 화면 가운데 마을을 빙 두른 길을 중심으로 이 작고 아름다운 마을의 전경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담아낸 대작이다. 현장 사생의 중요성 거듭 강조한 이 노화가는 작품의 밑그림이 되는 드로잉을 같은 구도로 그렸고, 바로 그 드로잉이 국내 경매에 나왔다.     



이 드로잉은 호크니가 2019년에 아이패드로 그린 드로잉을 무명 섬유질로 만들어진 종이에 11가지 색깔의 잉크젯 프린터로 뽑아낸 것으로, 2020년에 출간된 호크니의 드로잉북 <200 for 2020 (Art Edition No. 301-400 ‘My Second Drawing of Beuvron-en-Auge’)에 수록된 작품이다. 그림 크기는 세로 33cm, 가로 92.6cm이며, 에디션 번호는 100장 가운데 96번이다. 오른쪽 이미지 아래에 호크니의 서명과 제작연도가 있다. 드로잉북과 더불어 검은 장정의 스케치북이 한 세트를 이룬다. 추정가는 3천만 원에서 6천만 원.     



경매 정보

제목서울옥션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 Contemporary Art Sale>

일시: 2024년 3월 29(오후 3

장소서울옥션 강남센터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 864)

프리뷰서울 3월 7~29일 홍콩 3월 25~28

문의: 02-54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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