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자미술관㊹ 판리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창, 우키요에>
우키요에(浮世絵)는 가장 일본적인 그림이다. 그 특유의 왜색 때문에 인물화와 가부키화는 적어도 우리에게는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풍경화는 다르다. 일본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가쓰시카 호쿠사이라는 화가의 이름을 모른다 해도 저 유명한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라는 작품 이미지를 한 번쯤은 봤으리라.
우키요에 풍경화를 반석에 올려놓은 거장 중의 거장 가쯔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1760?-1849?)는 죽는 날까지 부단히 새로운 예술을 모색하고 창조했던 불멸의 예술인이었다. 생전에 예술가로서 더 오를 데 없는 최고의 명예를 누렸지만, 재물욕이 없어 경제적 풍족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저 더 나은 작품을 만드는 데만 힘을 쏟았다.
호쿠사이는 당시 일본인 평균수명의 배가 넘는 90살까지 살았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예술가로서 더 큰 성취를 이룰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고 한다. 호쿠사이는 생전에 어느 책에 이런 글을 남겼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나는 예로부터 형성된 잣대에 속박당하지 않고 회화에서 늘 작년의 작품에 후회를 느끼고, 어제의 작품에 수치를 느끼며, 끊임없이 자기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제 나이가 팔순에 가까웠는데, 필력은 여전히 장년 때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100살까지 살면서 노력하여 내가 추구한 화풍을 성취하는 것뿐이다.”
여기, 호쿠사이의 대표작 몇 점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