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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Nov 26. 2024

바로크 미술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석기자미술관(124)양정무 <난처한 미술이야기 8>(사회평론, 2024)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의 <난처한 미술이야기> 여덟 번째 책이 나왔다. 부제는 바로크 문명과 미술. 일찍이 이 시리즈가 가진 미덕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바로크 미술을 다룬 이번 책 또한 기대를 충족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바로크(baroque)를 만나게 되지만, 정작 바로크를 언급하면서도 바로크가 뭔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책은 본 적이 없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바로크라는 용어가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했는지, 그 개념과 특징이 무엇이며 어느 지역에서 어떤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뻗어나갔는지를 미술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잘 알아듣도록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어렴풋이 윤곽만 붙들고 있던 바로크 미술의 실체를 비로소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책은 입문서 또는 개론서라는 목적에 가장 충실한 미술책이다. 이 시대의 독자가 알아듣기 쉽도록 저자와 가상의 청자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써서 가독성이 매우 좋다. 쉬운 구어체로 서술한 까닭에 막힘 없이 술술 읽힌다. 그것이 또 하나의 커다란 장점이다. 아울러 좋은 책은 더 깊고, 넓은 독서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을 바로크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진다. 그것이 좋은 입문서가 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다.     


카라바조,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1594~1595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1장의 로마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는 저 유명한 카라바조다. 2023년 6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연 특별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서 카라바조의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영국에 가지 않고도 이런 세계적인 명화를 국내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더구나 내가 아직 문화부에서 미술을 취재하던 시기에 전시회가 열린 덕분에 직접 취재할 수 있었던 것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전시에 맞춰 양정무 교수가 난처한 시리즈의 번외편으로 펴낸 <내셔널 갤러리 특별판>을 통해 전시에 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었던 점이다. 하여 전시회 뉴스와 별도로 이 책을 뉴스에 소개했다.     


카라바조부터 렘브란트까지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가 온다 (KBS 뉴스7 2023.6.1.)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689679     


[새로 나온 책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의 감동 난처한 미술이야기 특별판’ 외 (KBS 뉴스광장 2023.7.31.)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36327     


 

2장 북유럽 바로크 편에서는 루벤스, 얀 스테인, 호베마, 렘브란트, 프란스 할스, 페르메이르, 3장 스페인 바로크에서는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무리요라는 걸출한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특히 무리요라는 화가의 위상과 업적을 대단히 높이 평가했다. “무리요는 벨라스케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거장입니다. 다소 유치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17세기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벨라스케스를 기억한다면 무리요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무리요라는 화가를 더 알고 싶어지는 것이다.     


무리요, 무염시태, 1650년경, 세비야 미술관


동시대 프랑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의 귀족 사회와 미술에 초점을 맞출 <난처한 미술이야기> 9권의 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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