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사람
매일 몇 시간씩
글을 쓴다.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좋은 문장을 읽는다.
감각이 무뎌질까 봐.
유명인들은
별 것 아닌 말도
기사로 뜨고
밈으로 다시 태어난다는데.
나는 시골에서 애 둘을 키우는,
발에 치일 정도로
지독한 평범함을 가진
사람이다.
세상은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다.
그래서 더 잘 안다.
이 방향이 아니라는 걸.
내 글로 경쟁력을 키우려면
정보를 쌓고
제목을 낚고
검색어로 붙잡아야 한다는 걸.
근데 그런 글이 잘 안 써진다.
써도 자꾸 지우게 된다.
머리 한쪽에선 계속 말한다.
"야! 이 방향 아니야!"
근데 손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결혼 후에
블로그 글을 대신 써주는 알바를 했었다.
변호사나 치과 의사,
그들의 블로그를 키워주는 일이었다.
그날의 키워드와 제목, 해시태그는
매일 아침마다 프린트된
종이로 나눠졌다.
나는 그걸 받아 글을 썼다.
한 달 만에 그만뒀다.
재미도 의미도 없이
돈만 남는 시간이었다.
이제 그 일은 AI가 대체했을 거다.
훨씬 많은 글을 몇 초안에 만들어낼 테니까.
그걸 생각하면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은
더 쓸모없어 보인다.
돈도 안되고
조회수도 없고
아무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글.
대단한 작가도 아니면서
뚝심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왜 나는 에세이를 계속 쓰고 있는 걸까.
신방과를 나와
방송을 했고
영상을 계속했다면
지금쯤
숏폼의 흐름에 올라타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여기서
문장 하나를 날카롭게 하기 위해
밤을 보내고 있다.
낭만 같은 걸 붙잡고.
일단 손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 본다.
돈이 될지는 모르겠다.
아마 안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글이 남긴 하니까.
내가 생각한 글을
다 쏟아내면
내 기록이 되긴 할 테니까.
어차피 쓰게 될 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