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은 날에도 가는 마음

by 김승연

내가 좀 다급하게 보내긴 했다.

같은 반 친구 엄마가

태권도할래요?라고 묻자.

나는 연달에 세 번이나 대답했다.

네. 네. 네

사실 나도 같이 보낼 사람을 찾고 있었다.

큰 아이는 여섯 살

작은 아이는 이제 14개월.

터울이 있어서 좋은 점도 많지만

지금은 둘째를 따라다녀야 할 시기다.

공장에서 사는 우리는

아이 둘을 동시에 지켜보기에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이제 걷기 시작한 둘째와

위험한 곳까지 들어가려는

첫째를 혼자 감당하는 건 쉽지 않았다.

남편이 퇴근하는 다섯 시까지라도

첫째가 즐겁게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큰 아이는 태권도에서 하는

유아 체육 수업을 체험했고

그게 전부인 줄 알았는지

단번에 오케이를 했다.

하지만

유아체육은 일주일에 한 번 뿐이었다.

아이는 생각과 달랐는지

네 번째 수업이 있던 아침,

태권도에 가기 싫다며 울었다.

영어수업, 미술수업

여러 가지 경험해 봤지만

항상 웃으며 들어가는 아이였다.

사회성이나 적응력을

걱정해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울면서 그것도 정중하게

부탁한 건 처음이었다.

이미 한 달 치 학원비를 결제한 뒤였다.

"4월까지만 해보자."

"제발, 나 태권도 안 보내면 안 돼?"

"가기 싫구나. 그래도 오늘은 가는 날이야."

"도복 갈아입기도 힘들고

거기 가면 친구들이랑 장난도 못 쳐!"

설득을 하면서도

이게 맞는지 계속 흔들렸다.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무언가를 시켜야 하는 걸까.

그래도 하기 싫다는 이유로

바로 그만두게 해 버리면,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배워버릴까 봐 겁이 났다.

아이를 어린이집을 보내고

하루 종일 아이를 생각했다.

내가 잘못 키우고 있는 걸까 봐.

네 명뿐인 작은 수업에서

아이의 기합 소리가

가장 컸다.

동작도 제법 씩씩했다.

태! 권!

나는 유리문 밖에 서서

그 모습을 한참 지켜봤다.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엄마~~! 하는 소리에

나는 한번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주머니에

오늘 싫다는 마음을 안고도

다녀온 아이에게 줄 사탕을

한 번 만지작거렸다.

달콤한 맛으로

이 하루가 조금은 부드럽게 남기를 바라며.

수업이 끝나고 나온 아이는

땀방울이 맺힌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나 검은띠까지만 할래!

그게 멋진 것 같아"

검은띠가 되려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모르고 하는 말이다.

그래도 좋았다.

싫다는 마음이 있어도

계속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고

어느 순간 즐거워질 수도 있다는 걸

배웠으니까.

다음 주면 또 가기 싫다고 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음 주에는 조금 덜 울고

훨씬 더 많이 웃게 될 거라는 생각에

나는 오늘도 아이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