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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Aug 14. 2020

브런치 조회수 100만의 의미

브런치에서 글을 쓴 건 작년 10월이다. 쓰게 된 동기는 브런치 북 공모를 통해서 책을 출간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동안 다른 곳에 써왔던 글들을 모아서 브런치 북 공모를 하고 난 뒤 깨닫게 된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작가들이 이렇게 좋은 글들로 응모하는구나. 


그 순간 내 글이 공모전에 당선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런저런 쓰고 싶은 글들로 몇 편씩 글을 써내려 갔다. 가끔씩 다음 포털에 노출이 되면 조회수가 올라가면서 구독자도 생기는 그런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것은 분명히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부여를 더해줬다.


주식투자는 항상 실패로 끝났지만, 왠지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올라갈 때 기분이 좋다가 떨어지면 상당히 괴로워지는 경험을 브런치 조회수를 통해서 비슷하게 느끼는 걸 경험케 되었다.


내 글을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기분이 좋아졌을까? 그냥 뭔가 그래프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그저 좋아하는 것 같다. 그것이 주식이든, 내 브런치 조회수든, 아님 단순한 어떠한 수치든.


그래프가 올라가는 건 분명히 글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누가 글을 쓰라고 하는 것도, 이 글 쓴다고 어떤 경제적 대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글 쓰는 행위 자체가 상당히 나 스스로에게 큰 유익을 주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시간을 내어 글을 쓴다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다.


뭔가 그래프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다음 등산의 고지가 보였다. 그것은 누적 조회수 100만 뷰. 곧 달성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달성을 목표로 몇 개의 글을 더 써 내려갔다. 분명 글의 제목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제목의 영감이 오시길 기다리고 기다렸던 것 같다.


제목과 본문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글의 제목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제목만 좋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몇 편의 글을 지속적으로 써 내려갔고, 다음 등산의 고지인 누적 조회수 100만 뷰를 달성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어떠한 출판사의 출간제의 의뢰도, 사람들의 큰(?) 반응도 없었다. 다만 내 글을 좋아해 주고 구독을 눌러주는 감사한 분들이 한둘씩 늘어났다.


분명 댓글을 달진 않지만, 구독을 눌렀다는 건 내 글을 계속 보고 싶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그런 구독자 한분 한 분을 생각하면서 좀 더 진솔되고, 좀 더 유익하고, 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계속 늘어나는 듯하다.


무명의 작가지만, 그동안 사랑받았던 글들을 보니 대략 이렇다.



1위는 분노의 주부

2위는 호텔 조식을 원하는 주부의 현실

3위는 고집 센 아들 VS 아빠

이다.


통계를 보면 대부분 30,40대 혹은 50대 여성들이다.

아마 주부생활을 오래 하면 할수록 위의 제목들이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름 살면서 느껴지는 것들에서 소재를 찾아서 글로 풀어내려고 애썼는데,

앞으로도 삶에서 일어나는 작고 소중한 일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들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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