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시선.
아빠가 모르는 척하면 나는 속상해
아빠는 내가 얘기하면 언제나 들어주셨으면 좋겠어
그렇지만 어른들은 늘 바쁜걸
아빠의 변명.
아빠가 모르는 척하면 나는 속상해
바쁜 일과를 뒤로 하고 온전히 하루를 투자해서 너랑 시간을 보냈는데..
그런데 그때 중요한 일 때문에 잠깐 전화가 왔었고 통화를 할 수밖에 없었어.
그런데 그 통화가 조금 길어졌나 보다.
모르는 척 한건 아니었어.
다만 그 전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 거 같긴 하네..
그런데 전화를 안 받을 순 없거든.
그래야 우리가 이렇게 놀 수도 있고 편안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야.
아빠는 내가 얘기하면 언제나 들어주셨으면 좋겠어
계속 얘기를 들었는데, 네가 생각하기에는 아빠가 다른걸 더 생각한다고 보였나 보네?
아마도 네가 스케이트를 너무 재밌게 탔는데, 그리고 드디어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는데 그걸 몰라줘서 그랬던 거야?
그렇지만 어른들은 늘 바쁜걸
어른들은 늘 바쁘구나.
아빠도 그 어른 중에 하나인가 보네.
그래 아빠도 사실 어른이기보다는 너처럼 어린아이로 지내고 싶어.
그럼 바쁜 일 뒤로 하고 마음껏 놀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너랑 놀기 위해서 일해야 하는 이 현실을 아빠는 이길 수 없구나.
작년에 학교에서 아들이 시를 쓴걸 이제야 봤다.
아무리 변명을 해봐도, 그저 아들의 눈에는 아빠는 바쁘고 일을 더 좋아하고 잘 듣지 않는 게 크게 보이나 보다.
변명은 의미가 없다.
그저 지금보다 조금 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들이 하는 얘기를 내가 하고 있는 일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어른들은 바쁘지만, 우리 아빠는 나랑 있을 때는 바쁘지 않다는 걸 실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어른들에게도 변명은 잘 통하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변명은 불가능하다.
그들의 순수한 영혼에는 때 묻은 어른들의 변명은 그저 변명일 뿐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 같은 마음으로 모든 세상의 찌든 때를 벗어버리고 그저 순수하고 즐겁게 아이들처럼 되는 길만이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변명은 집어던지고
그저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어른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