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은 태국보단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원래 태국은 타이랜드라고 부르는 게 맞는데(태국전문가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선 대부분 태국으로 불려져서 지금도 태국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 태국의 원래 발음인 타이는 그 뜻이 태국어로 '자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유의 나라' 역사적으로도 단 한 번도 식민지국가가 된 적이 없으니 꽤나 그 뜻에 어울리는 나라 같다. 그렇지만 정말 그러한 자유가 넘쳐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아마도 푸켓만 방문해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최소한 푸켓은 자유의 나라와 조금은 거리가 먼 듯하다.
나 같은 외국인에게는 이곳은 정말 자유롭다. 평화롭고 이보다 좋은 나라가 있을 정도로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그런데 이곳 태국사람들에겐 이곳이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도 든다.
아주 좋은 해변과 자연을 누리는 이들은 외국 관광객들, 그리고 그들을 섬기는 이들은 이곳 현지인들, 뭔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느낌은 나만 그런 것일까?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그저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조금 불편해도 불편한 것보다 그저 정확히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종이에 찍힌 숫자로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현실에 대해서 너무 내가 가진 지위를 누리지 말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 그 정도이지 않을까?
그래도 내가 머물고 있는 이곳 까따비치라는 곳은 특히 하게도 동양인들이 별로 없다. 가끔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이 보이는 듯하고, 한국인은 아직까지 한 명도 못 봤다. 대부분 러시아인들, 유럽인들이 많다. 아마도 그들에게 꽤나 괜찮은 편의시설과 식당들이 있는 이유일까? 그것까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러시아어가 꽤나 많이 들린다.(아님 내가 조금 아는 언어라서 그런 것 일지도..)
어쨌거나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곳 현지인들에게 꽤나 친절해 보인다. 그리고 다들 매너가 있다. 특별히 우리와 비슷하게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꽤나 많다.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은 아빠들이 빠진 엄마들과 함께 온 여행객은 한 명도 찾을 수 없다는 것. 거의 모두가 가족단위로 아빠, 엄마가 같이 여행지에서 있다는 것, 그리고 특히나 아빠들은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는 점등이 그들의 가족문화가 우리보다 오래되었고 더 정착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그들 전부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보여지는 우리나라의 특징들과는 사뭇 다른 듯하다.)
이제 이곳에 온 지 이틀이 되었다. 숙소 근처에 지리도 조금씩 익혀가고 이곳 음식들과도 조금씩 친근해지고 있다. 생활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들도 조금씩 알아가면서 푸켓에서의 한 달간의 삶을 시작 중이다. 뭐 특별히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즐기고, 또 여유를 가지고 그때그때 마음 흐르는 데로 일정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행은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한 달을 해외에서 가족과 함께 하기는 처음이다. 그래 원래 인생은 매일매일이 처음인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것도 뭐 특별할 건 없다. 그저 다른 장소에서 평소에 자주 보던 가족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조금 더 새로운 환경에서 좋은 것들과 힘들 것들을 함께 겪으면서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
그래, 그래도 뭔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버킷리스트 같은 건데, 그걸 해냈다고 하니 인생에 후회는 없는 듯하다. 처음 도착한 날 이곳 숙소에서 보이는 뷰를 보고 우리 인생 여기까지 살아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만큼 좋기는 했었는데, 그 좋은 감정은 또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혀 간다. 그걸 잊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글로 기록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꽤나 터프한 하루를 보냈는데(뜨거운 날 하루종일 해수욕장에서의 수영, 수영 또 수영 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또 글을 쓰면서 하루를 마감하니 꽤나 꽉 찬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낸 듯하다.
여행지라고 무조건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듯이, 우리의 일상도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일상과 여행 그 경계가 애매하지만 여행도 길어지면 일상이 되고 일상도 변화를 주면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래 그 경계선의 관점의 차이를 이 한 달 여행을 통해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아직까진 관광객 모드인데, 이 모드가 끝나게 될 즈음, 나는 이 여행이 일상이 되어서 일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