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 지 8개월
거실, 영어로는 Living room, 북한은 살림방이라고 이야기한다.
네이버에 다양한 사전이 있는데,
인테리어 사전에는, 가족이 모여서 단란하게 여가를 즐기는 방이며 주택의 중심이 되는 공간
상식백과에는, 거실이란 휴식을 취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여흥을 즐기는 장소
‘거실 전쟁(Living Room War)’ 이란 텔레비전 채널에 대한 싸움을 일컫는 말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재미난 건, 텔레비전 채널에 대한 싸움을 일컫는 말이 있다는 것. 이건 동, 서양을 막론하고 거실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으로 적용해 될 만큼 대중적인 일인 것 같다.
우리 집의 거실은 특별히 중심 되는 공간에 '책상'이 있었다.
거실 전쟁에서 표현되는 텔레비전은 우리 집에는 없었고 그 중심에는 책상이 있었다.
책상을 거실의 중심에 두니 '책상'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일은 없는 장점이 있다.
원래 거실의 목적 그대로, 가족들이 모여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인간은 쉽게 망각하므로,
추억을 다시금 되살릴 수 있는 사진들과
언제든 다시금 감성을 정상 또는 최대치로 올려줄 수 있는 기타와
이곳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한국 책들은
우리들의 부족하고 잃어버리기 쉬운 정서적 결핍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사람들은 바쁜 일상과 얽히고설킨 인간관 계속에서 본인의 결핍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분주하고 바쁜, 시끄러운 일상 속에서 기분이 최고조로 되었다가도,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급격하게 우울해지거나 공허해지는 현상들을 발견하고는 놀라곤 한다.
사실 인간의 공허함과 외로움은 사람이나 일로써 채워지는 건 아니다.
그러한 것들을 이곳에서는 거의 매 순간, 많은 시간을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보내게 된다.
그것이 사실 공허함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이겨내기에 가장 좋은 환경적인 요건들이다.
그래도 나는 인간이기에,
정서적 결핍과 외로움을 극복해줄 만한 무엇인가 필요함을 인정하는 것이 나를 잘 아는 길이다.
그래서 삶에서 중요한 거실이라는 공간에서
나의 최소한의 정서적 결핍과 외로움을 채워줄 것들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소중한 책, 언제든 맘껏 찬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타, 좋은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사진들, 그리고 묵상과 일기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