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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함의 기준

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 지 9개월

by 김씨네가족
깨끗함의 기준.jpg


비교의 기준에 따라서 깨끗함의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주위가 지저분한 환경에서 깨끗함은 더욱 돗보인다.

그러나 아주 깨끗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더러움이 티가 날 수 있다.


노숙자들 틈에서 일반인에게 풍기는 향기가 오히려 그들에게는 이상한 냄새일 수 있다.

일반인은 노숙자들의 냄새를 견디기 힘들어하지만, 노숙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아들의 패션이 이곳에서는 돗보이지만, 한국에서는 촌스러울 뿐이다.

'기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높게 평가되기도, 낮게 평가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준'은 그 시대와 환경, 문화에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그 문화와 환경속에서 판단되기에 정확하게 평가될 순 없다.


해맑게 웃고 있는 나의 아들,

그에게 이곳의 환경은 지저분하지 않다.

무엇인가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처음 접하는 환경들이 그에게 가장 적합한 환경으로 다가온다.


이미 문명이 많이 발전된 사회에서 살다온 우리 부모들에게는 이곳의 환경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아들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문명이 발달된 곳으로 가면 더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함'은 때로 더 깊은 차원의 진실된 기준을 망각하게 만든다.

'깨끗함'의 절대적인 기준을 만든다면, 깨끗한 나라가 있을까?


그리고 그 깨끗함이라는 건 보여지는것에 국한되어야 하는것인가? 아니면 내면의 것을 함께 평가해야 되는것인가?

자본주의에 물들고, 이기주의에 물든 곳에서의 깨끗함의 기준은 더 모호해 지는것 아닐까?


오히려 마음의 순수성과 내면의 깨끗함의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이곳이 더 깨끗해 보이는것은 나의 관점이 독특해진 것일까?


'관점'이라는 것.

그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배경,문화에 제한이 있기에

그것을 벗어나서 '관점'을 깨어버리는것이 더 정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것 아닐까?

.....


그런데 가장 아이러니 한것은

이러한 관점의 확대가 아무리 일어나더라도


자기 아들이 가장 깨끗해 보이는건

인간의 뼈속 깊이 박힌 자기애때문일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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