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 지 1년 11개월
바다 역시 끝이 있다.
그러나 그 끝이 너무 멀어서 끝이 없어 보일 뿐이다.
이곳 중앙아시아는 바다가 없다.
그러나 큰 호수가 많이 있어 바다보다 더 멋진 풍경이 그려진다.
아들과 저 끝 산까지 도달할 순 없지만,
끝까지 가면 산을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먼저 된 이는
따라오는 이들을 위해서 천천히 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신뢰'를 주어야 한다.
그 '신뢰'는
멀리 있지 않고
나의 무거운 손을 조금은 가볍게 하여
작고 여린 손을 살며시 잡아 주는 것이다.
위험에 빠질 때
언제든 내 손을 잡으면 된다고
신체적 감촉과 따뜻한 음성으로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다.
사실,
나도 이곳이 처음이라 깊이 들어가기는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들은 내가 두려워하는 걸 전혀 모르는 듯하다.
그저 아들에게는
믿음직스러운 아빠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