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 지 1년 11개월
저 큰 트럭을 보는 순간,
아니.. 정말 장사를 너무 못하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여전히 자본주의의 때가 안 씻겨 내려간 것 같다.
수박 하나에 보통 한화로 2,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저 큰 수박들을 다 옮겨도 도매로 팔 테니 과연 얼마나 남을까?..
다른 더 좋은걸 싫어도 될 트럭에..
정말 신기한 장면일 뿐이다.
나의 이런 자본주의에 찌든 생각과 달리,
트럭 운전사는 묵묵히 긴 길을 저 많은 수박들을 싣고 자기 길을 간다.
이곳에서는 전혀 특이한 상황이 아니지만,
나의 시선에서는 독특한 상황이다.
내가 운전수에게 뭐라고 말할 입장은 못되지만,
그냥 세상 물정 모르고 묵묵히 자기 갈을 가는 것 같다.
그래.
세상은 다양하고
자기의 소신껏 길을 묵묵히 갈 필요가 있다.
그것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말이다.
최소한 수백 명이 먹을 수박이니,
내가 가는 길보다는 더 큰 기쁨을 주러 가는 길임에는 분명한 듯하다.
다른 사람의 말보다,
현시대적 상황보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야 할 때가 인생에 많다.
정답처럼 보이는 길보다
자기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