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 지 2년 9개월
어떻게 하면 천천히 살아갈 수 있을까?
가장 빠른 길은 천천히 살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나를 몰아넣는 것이다.
이곳은 그 길을 배우는데 최적의 장소다.
한국에서는 도로는 당연히 차를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나의 그러한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도로는 차를 위한 공간이기보다는,
때로는 사람을 위한 공간도 되고
때로는 소를 위한 공간도 되고
양을 위한 공간, 말을 위한 공간..
뭐... 끝이 없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용의 공간이다.
한국의 도로는 차가 많아서 천천히 가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는 그러한 경우는 거의 없지만,
차가 아닌 소들로 인하여 멈추어 서야 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저 소들이 얌전히 지나가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자꾸만 나의 백미러를 치고 간다.
엄청난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다.
도로는 우리가 차지하지 못할 정도로 거의 다 차지하고서..
그것도 모자란 지 나의 소중한 동반자를 자꾸만 건드린다.
아...
화낼 수도 없고..
그냥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얘네들이 매너는 있다.
백미러 그 이상은 잘 건드리지 않는 듯하다.
뭐..
자기네들도 지금 여기서 저기서 밀려서 괴로울 거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천천히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천천히 살아갈 때만
얻을 수 있는 삶의 통찰력, 지혜들의 보화를 발견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