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별'로 '유관'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는 것이 본질이다
지난 글에서는 어떻게 개인화 인공지능을 개발하던 저희 회사가 CRM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그래서 실제로 인공지능을 CRM 마케팅 캠페인에 접목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 제가 생각하는 '개인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저 이름, 카테고리, 브랜드 등을 변수화하여 문구에 반영하는 것 (X)
- 고객이 가장 관심 있어할만한 상품을 개인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것 (O)
본격적으로 CRM 마케팅 관련 기술 및 솔루션을 개발하기 전 CRM 마케팅이라는 것이 어떤 업인지, 시장에는 어떤 솔루션들이 어떤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는지 공부하였습니다. 링크드인을 통해 수많은 CRM 마케터 분들에게 무작정 콜드메일을 돌렸는데요, 다행히 10명 이상의 현업자분들께서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95% 이상의 CRM 마케팅 캠페인은 미처 유저가 열어보지도 않고 폐기되고 있다. 이는 CRM 마케팅 캠페인이 유저에게 유용한(Useful)한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공급자들의 일방적인 프로모션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공급자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데 목적이 있지만,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올바른 수요자에게 도달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요하지 않는 사람에게 전달되었다고 볼수 있고, 이는 피전달자의 피로도를 가중시킵니다. 피로도가 가중된 유저는 점차 해당 공급자와의 소통을 외면/거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공급자의 제품과 서비스도 점차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와 같이 정리하고 보니, 저희가 보유한 개인화 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저희 회사의 기존 고객사들을 도와줄 수 방안을 논의해 보았고, 2가지를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1) 최적 세그먼트 추출: 특정 상품(들)/브랜드/카테고리에 대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싶은 경우, 해당 기획전에 가장 반응(클릭/구매)할 만한 유저들을 자동으로 추출
2) 개인화 랜딩페이지(딥링크): 단일한 캠페인(푸쉬 알림 등)을 클릭했을 때, 유저별로 가장 클릭/구매할 확률이 높은 상품이 진열된 페이지가 노출 (<> 기존에는 단일한 캠페인을 클릭한 모든 유저가 동일한 랜딩페이지로 떨어짐)
다만 저희는 CRM 마케팅을 발송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지는 않았으므로, 해당 기능들을 실험하기 위한 파트너 솔루션을 찾아야 했습니다. 찾아보니 글로벌 1위 솔루션인 Braze의 경우 3rd-party 솔루션들의 연동이 용이하도록 API가 많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의 기존 고객사 중 Braze를 활용하는 고객사들에게 컨택하여, 이중 1곳과 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솔루션사는 커머스 분야 업체이고, MAU 20만 정도를 보유한 업체입니다).
2달간의 R&D 기간을 거쳐 Braze 솔루션 상에서 작동하는 3rd-party 솔루션 형태로 기능들을 개발할 수 있었고, 1달간 15번 정도의 Live 실험(A/B 테스트 등)을 진행해볼 수 있었습니다. Live 실험이라 함은 데일리샷이 실제로 고객에게 발송하는 캠페인에 저희 기능을 적용해 보았다는 의미입니다 (백테스트 등이 아닌).
결과는 저희 생각보다도 드라마틱했는데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최적 세그먼트 추출: 전체 유저 대상으로 발송한 캠페인 대비, 오픈율/구매 전환율 100~150% 증가 (비교군 대비 2~2.5배 기록)
2) 개인화 랜딩페이지(딥링크): 동일한 수의 유저를 대상으로 발송한 캠페인 대비, 구매 전환율 30~50% 증가 (비교군 대비 1.3~1.5배 기록)
이를 달리 말하면 다음과 같이 얘기할 수 있습니다:
1) 발송 타겟 / 노출 상품 선정을 위해 마케터와 MD가 매번 분석, 회의, 세팅해야 하는 리소스를 절감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페인의 효율성이 30%~150% 증가
- 특히 최적 세그먼트 추출 기능을 유료 캠페인(문자, 카카오 친구톡, 이메일 등)에 활용하는 경우, 동일 성과(매출/거래액)을 달성하기 위한 비용을 60~70% 절감할 수 있음
저는 이정도면 CRM 마케팅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에 배우기도 어렵고 잘 사용하기는 더 어려운 Braze를 활용하여 달성하던 성과를, 인공지능이 손쉽게 그리고 유의미한 수준으로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을 통한 CRM 마케팅 시장의 혁신을 꿈꾸게 되었고, 위의 기능들 이외에도 어떤 것들을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조금더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본 글에서 언급한 Braze 3rd-party 솔루션을 현재 서버비 수준(월 30~50만원)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https://www.blux.ai/product/crm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