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합평반 3회차 후기
지난 두 번째 합평과 세 번째 합평에서 칭찬을 들었다. 순식간에 발전했다고.
동시에 더 잘하면 좋을 점에 대한 피드백도 많이 들었다.
단단한 네모처럼 잘 쓰기만 한 시가 있을 수 있을까, 모두에게 예외없이 인정 받는 글을 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면, 인정과 지적이 교차하며 내게 들어 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든 말이 내가 원하는 체온을 가지고 있을 수 없고 나와 맞는 체온을 가진 말들로만 채우고 싶을 수 있겠지만,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해야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하지 않나.
글을 쓰는 삶을 살기로 했으니 이런 순간들은 반복적으로 올 것이고 이럴 때 가져야 할 자세는 '자기 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시는, 환상성을 가졌고 읽는 이로 하여금 자꾸만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고 상상하게 만들어 독자의 개입의 여지가 많다, 그래서 재밌다. 반대로 구성에서 다소 거친 면이 있고 전개가 단조롭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면 나는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합평반 강사인 시인님께서는 합평을 통해서 본인의 세계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하셨다. 세계, 내가 바라보는 세계. 시인님께서 내게 첫 번째 합평 이후 무슨 일이 있었길래 두 번째, 세 번째 시를 잘 써왔냐, 간극이 크다고 하셨었다. 그 이유가 나는 내 세계를 조금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지금의 내가 어떤 세계에 어설프게나마 발을 들였고 거기서 관찰된 것들을 썼던 것이다. 아마 초입일 것이다 아직. 혹은 헤메는 중일 수도.
나의 세계를 이제 발견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귀담아 들을 부분은 내 세계의 성격에 대한 것일테다. 기술적인 것 말고. 내가 내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는 방법, 앞만 보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며 더 많은 것을 관찰하는 기민함, 내가 바라본 사물의 성격을 재정의할 줄 아는 노련함. 물론 이 과정에서 기술적인 해결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려면 앞서 말한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내가 내 세계를 발견해가고 있다는 확신, 지적 당한 내용에 매몰되어 혹여나 겨우 발을 들인 세계에서 이탈하여 다른 세계에 기웃거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침착함. 또 인정 받은 내용에 현혹되어 더 이상 전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세 번째 합평에 접어들면서 나 역시 발화량을 늘리고 있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나와 같은 확신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가감없이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겐 세계를 넓히는 형광등일 수도 있으니. 열심히 지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