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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선 Aug 04. 2021

킹덤 '김은희' 작가는 왜 밥을 6끼로 나눠 먹는 걸까

영화를 보는 것

글을 쓰는 것

말을 하는 것

다 어려운 일이지만,


여전히 저에게 가장 익숙지 않은 일은

이야기를 만들어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는 일일 겁니다.

어렸을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무협 소설이

김용의 <의천도룡기>였습니다.

아..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마지막 문장까지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 짜릿한 경험 때문에

미친 듯이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며

저를 설레게 할 그런 '이야기'를 찾아 나섰습니다.

지금은 '영화'가 제 주 종목이 됐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이야기를 좋아하죠.


저뿐만 아니라 우리 친구들도 한 번쯤은

공책에 자신만의 세계를 써본 적이 있을 겁니다.


외계인이 침공한다든가,

무공 비급을 얻어 넘사벽 존재가 된다든가,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한다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오늘 할 얘기가

그 어려운 일에 조금 힌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저번에 약속한
 [김은희 작가님은 어떻게 글을 쓸까?]


세 번째 시간 '창작편'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 시간은 킹덤편으로 아래 글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https://brunch.co.kr/@kimsiseon/4


세 번째 시간은 '창작편'입니다.

결국 듣다 보면 왕도는 정해진 것 같지만

막상 섬세한 부분을 메모하다 보니 새로운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함께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s://youtu.be/7ElIhj4K28I


요약하면,


1. 쉽게 쓰이면 의심부터 한다. 대본이 그렇게 쉽게 쓰일 리가 없으니까.


2. 내가 쉽게 쓰고 있으면 대본이 재미없을 거라는 의심을 하는 버릇이 있다.


3. 계속해서 의심하며, 뻔히 예상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는지 질문을 던진다.


4. 똑같은 시퀀스를 쓰더라도 구조만 바꿔도 관객들에게 다른 느낌을 준다.


5. 생각이 나지 않아도 노트북 앞에 있는 편이다.


6. 버티고 버티다 보면, 다음 날 아침 7시 즈음에 이야기가 풀리는 편이다. 잠을 자면 안 풀리는 경우다.


7. 노트북 앞만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밥을 자주 먹는다. 하루 6끼(조금씩 자주 먹는다)


8. 글을 쓰는 동력은 '칭찬'


9. 드라마는 처음엔 기획의도가 중요. 이 드라마를 통해 뭘 얘기하고 싶은 걸까? 그에 따라 인물의 나이와 직업 등을 그려나감.


10. 회별로 사건은 결정하지 않지만, 감정선은 염두에 두는 편. 몇 회차 정도 되면 이 인물은 이런 감정에 도달했으면 좋겠다는 정도.


11. 좋은 모니터 요원을 곁에 두는 편. 좋은 모니터 요원은 '재미없다'식의 비난이 아니라 '이 재미없는 대본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주는 자.


12. 대본을 잘 쓰는 방법은 쉬지 않고 쓰고 쓰고 또 쓰는 것. (역시... 반복과 도전이 왕도인가요? 작가님..)



요약하는 과정에서

제가 빈 공간을 채워서 문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약간은 김시선식 왜곡이 일어났다는 점 양해 부탁드리면서


위 얘기를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쉽게 써지면 대본을 의심하자
노트북 앞에 오래 앉아 있자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 김은희 작가 (by 김시선)



오늘은 이렇게 3문장으로 정리를 해봤는데,

특히 제가 눈길이 간 부분은

쉽게 써지면 대본을 의심하자는 겁니다.


실제로 저도 글을 써보면,

어떤 날은 너무 쉽게 써지는 날이 있거든요?


이야... 

제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쯤 되는 줄 알았어요.

농담입니다.

그만큼 잘 풀리는 날이 있는데,

하루 정도 지난 다음에 다시 읽어보면

이렇게 개판일 때가 없습니다.


글 자체가 혼돈이죠.


실은 이상하게 글을 쓰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마취된 상태로 흘러가버린 겁니다.

한마디로 급류에 흽쓸린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그럴 때,

스스로를 의심해보자는 거죠.


'이게 맞아?'


이건 꼭 시나리오 작가에게만 해당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빨리 끝내고자 하는 마음에

또는 자기애에 빠져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거죠.


우린 모두 자신만의 인생을 쓰는 작가니까,

의심하는 자세는 필요한 것 같아요.


자, 이렇게 

영감 / 킹덤 / 창작 3부작 요약해봤습니다.

김은희 작가의 말을 정리하는 동안,

참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김은희 작가의 다른 인터뷰도 몇 개 발견하게 됐는데요.

이왕 시작한 거니까 그것도 가볍게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러다가 3부작이 아니라

5부작이 될 것 같네요.


그럼 여기까지

영화친구 김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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